- 신한금융 4분기 순이익, 금융지주 中 1위
- 이자이익 및 비이자이익 통한 일회성 요인 ‘상쇄’
- “신한금융 총주주환원율,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

신한금융그룹. [그래픽=김현지 기자]
신한금융그룹. [그래픽=김현지 기자]

상생금융 지원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금융권 전반에 대규모 비용이 반영된 가운데 신한금융그룹이 4분기 실적에서 선방했다는 평이다. 

순익 감소가 없진 않았지만 신한금융이 일회성 비용 등의 손실에 타격을 덜 받은 데는 영업이익의 영향이 컸다. 고르게 증가한 이자이익 및 비이자이익이 손실을 상쇄해서다.

실적과는 별개로 주주환원도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균등 배당을 실천해 온 신한금융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앞으로 연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총주주환원율도 높여갈 거라는 의지를 나타냈다.


4분기 순이익 1위 지킨 신한금융


신한금융지주가 충당금 부담 속에도 실적을 안정적으로 지켜냈다. 금융권 전반에 손실 우려가 커졌음에도 4분기 실적만 보면 선두를 지켜낸 모습이다.

신한금융이 지난 8일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4조3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하락했다. 상생금융 관련 비용과 대체투자 자산 평가손실 등이 반영되면서다.

다만 4분기 순이익 실적만 보면 경쟁사들을 앞섰다. 신한금융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5497억원으로 KB금융이 2615억원, 하나금융 4737억원, 우리금융 780억원인 점과 비교했을 때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에도 실적 방어에는 성공했다고 평가된다.

연간 이자이익은 10조8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늘었으며 이로 인해 금리부자산과 그룹 순이자마진(NIM)도 전년 대비 각각 2.6%, 2.1% 증가했다. 여기에는 은행의 대출 증가가 한몫했다. 신한은행은 대기업 및 우량중소기업 중심의 견조한 대출 수요가 연중 지속됐으며 지난해 말 대비 6.6% 상승했다.

비이자이익은 크게 개선됐지만 일회성 비용으로 손실을 면치 못했다. 비이자이익은 지난 2022년도 급격한 금리상승 효과 소멸 영향 등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개선되면서 전년 대비 51.0% 증가했으나, 분기 중 상생금융 관련 비용과 대체투자 자산 평가손실 등으로 47.0% 감소했다.

4분기에 발생한 비경상 요인에는 2939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비용과 2487억원의 대체투자자산 평가손실 등이 비이자이익에 반영됐다. 4분기 희망퇴직 비용인 809억원(연간 1875억원)은 판매관리비에, 선제적 충당금 3506억원은 대손충당금으로, 영업외손익에는 보이스피싱 구제 관련 기부금 300억원, 고객 투자상품 판매 손실이 325억원으로 포함됐다. 


실적 부진에도 주주환원은 ‘안정적’


[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
[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발생해 다소 아쉬운 실적을 거뒀지만 주주환원만큼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연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밝혀서다. 

신한금융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서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2% 이상 유지하며 임시적으로 13%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보통주 자본 비율은 13.1%로 전년 대비 0.3% 늘었다.

더불어 이번 결산배당에서 총주주환원율을 36%까지 높일 전망이며 주당 배당금(DPS)도 전년 대비 1.7% 늘어난 2100원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은 안정적인 배당을 위해 전년 대비 62% 늘어난 485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했다.

신한금융 천상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주당 배당금을 견조하게 확대할 예정이며 분기배당을 정리하고, 자사주 소각을 탄력적으로 병행하며 총주주환원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며 “물론 안정적인 CET1 비율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이는 지난해 여러 시장 우려에도 CET1 비율을 지켜내고 분기별로 주식 소각을 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충분히 이행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 “총주주환원율 점진적 확대될 것…안정성 강점”


실적과 별개로 안정적인 주주환원율을 이어가자 증권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이다. 신한금융이 지난 2022년부터 시행한 균등배당 정책을 보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꾸준히 확대해온 여정이 드러나서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주주환원율이 타사와 비교해 규모가 작아 보이지만 분기별 꾸준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지속적으로 시행될 경우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측면의 강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한금융의 목표주가는 실적 추정치가 변경된 점과 주주환원율 확대에 따른 할인율이 조정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기존 4만6000원에서 5만1000원으로 상향한다”며 “최근 저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 강세 추세에서 상위 3사 중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폭이 낮았던 점과 2024E PBR 기준으로 동사와 하나금융지주 간 밸류에이션 갭이 크게 축소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키움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지난해 분기 DPS는 525원으로 균등화했고 올해에는 540원으로 증가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올해 1분기 자기주식 매입소각 예정 규모는 1500억원이며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분기배당 균등화, 자기주식 매입소각의 정례화 등 주주친화정책의 제도적 측면에서 모범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향후 주주환원율을 점진적으로 상향할 계획으로 보인다”고 봤다.

메리츠증권 조아해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분기 균등 배당 및 매 분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함에 따라 주주환원정책의 가시성이 가장 돋보인다”며 “물론 전년 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7500억원이 이를 상쇄하나 올해부터는 실질적 주주환원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겠다”고 언급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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