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조원대 충당금에도 실적으로 리딩지주 탈환
- 증권·보험계열사 실적 대폭 개선…비은행 효과
- 주주환원율 38%...“자사주 매입 7500억원 전망”
KB금융지주가 여느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시장 악화 등에 대비한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함에도 선방한 4분기 실적을 거두며 리딩지주의 자리를 지켰다.
주요 요인은 안정적인 여신성장과 순이자마진(NIM) 확대 그리고 비은행의 기여다. 고금리 기조가 완화되면서 금리는 낮아졌지만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은 줄었고 비은행 수익도 양호했다.
이를 토대로 주주환원 여력은 금융지주들 사이에서 가장 높아진 모습이다. 전년 대비 늘어난 배당금과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환원율 역시 40%에 육박하게 됐다.
KB금융 4Q 당기순이익 4조6319억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3조원대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KB금융지주 역시 순이익이 주춤했지만 신한금융지주가 차지하고 있던 리딩지주 자리는 꿰찼다.
KB금융은 지난 7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6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순이익은 261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1%로 크게 감소해 어닝 쇼크였다. 다만 충당금 추가 전입이 8300억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불가피했던 결과다.
KB금융은 4분기 순이익 감소에 대해 충당금 뿐 아니라 민생금융에 지원한 은행 중 최대 금액을 지원한 점, 계절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경상순이익만 따지면 순이익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대출·NIM 증가 및 은행·비은행 균형 성장 주효
KB금융에 따르면 그룹 수익성은 견고했다. 지난해 그룹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전년 대비 0.65%, 9.18%로 전년 동기 대비 0.08%, 0.35% 늘었다. 충당금 등의 특이요인을 제외하면 ROE는 11.53%로 더 높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원화대출의 성장세는 수익성을 주로 견인한 요인이다. 지난해 원화대출은 342조 규모로 전년 말 대비 4.0%, 지난 9월 말 대비 1.5% 증가했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이 실수요를 중심으로 소폭 회복되고 기업대출 역시 회사채발행시장 위축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4분기 NIM의 경우 그룹과 은행 모두 전분기 반영된 금리상승 효과가 사라지면서 2.08%, 1.83%로 전분기 대비 각각 0.01% 줄었지만 지난해 자체는 전년 대비 NIM이 모두 개선됐다. 유가증권이자 수익률이 개선되고 조달 포트폴리오 관리 노력에 힘입었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도 은행과 비은행 부문이 고른 성장을 이룬 점 역시 긍정적이었다. KB금융은 은행이 66%, 비은행이 34%로 수익 비중을 차지해 은행에서 크게 발생한 충당금과 민생금융 지원 등의 부담을 비은행에서 크게 상쇄해줬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3조2615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한 순이익을 거뒀지만 KB증권과 KB라이프, KB손해보험도 각각 전년 대비 107.5%, 88.7%, 35.1% 성장한 실적을 거둬 비은행 부문이 다소 부진했던 경쟁사들과 대조됐다.
CET1 13% 초과...“특별한 사유 없는 한 주주환원 재원”
실적이 이렇다보니 KB금융이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KB금융은 4분기 주당배당금(DPS) 1530원과 동시에 3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KB금융은 배당 결정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지난해 말 기준 13.58%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또한 이번 실적 발표 때 밝힌 3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포함한 지난해 주주환원율 역시 38.6%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자본여력을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는 점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여전히 0.4배 내외에 불과하므로 자본여력을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배당총액의 완만한 증가를 가정하면 올해 주주환원율 37.8% 하에서 자사주 매입 7500억원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재관 부사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CET1 13% 초과 자본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저(低)PBR주에 대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이 나오는 대로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노력하고 분기배당도 올해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가 충당금 적립이나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와 관련한 배상 변수가 남아있지만 주주환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은행 대출이 비교적 안전한 선순위 담보가 많은 상황이며 CET1이 13%를 초과해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