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증권, 4분기 적자 폭 증가…당기순손실 2708억원
- 선제적 손실 반영…평가매매손실 전 분기 대비 급증
- “충당금‧평가손실…인식할 부분 웬만큼 다 인식했다”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하나증권이 지난해 한 해 동안 당기순손실을 크게 남겼지만 올해는 적자 폭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개선되는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투자은행(IB) 관련 자산에 대한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세 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분기에는 충당금을 많이 적립한 영향으로 이전 분기에 비해 적자 폭도 늘었다.

다만 올해는 기준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하나증권은 실적을 개선할 일만 남았다. 특히 이전보다 늘어날 채권 트레이딩 수익으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4분기 대손충당금 1240억원 적립


하나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하나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하나증권은 지난 4분기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31일 하나증권이 지난 한 해 동안 270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자회사 중 하나증권은 지난해 4분기 가장 많은 충당금을 적립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2분기 830억원, 3분기 780억원, 4분기 124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4분기의 경우 하나은행(680억원)대비 약 2배의 충당금을 적립한 셈이다.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 투자에 대한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조치다. 하나증권 김정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가 보수적 관점에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조원의 손실을 선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적자전환했다. 하나증권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69억원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3340억원 영업손실을 남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가매매손실 3790억원 발생


하나증권의 적자 폭이 커진 데는 평가매매손실이 확대된 영향도 컸다. 지난해 하나증권의 평가매매수익은 급격하게 하락했으며 결국 적자전환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2분기 487억원, 3분기 489억원 규모의 적자를 남겼으며 4분기에는 2565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 폭이 급격하게 커졌다.

하나증권의 매매평가익도 지난해 꾸준히 감소해 왔다. 지난해 1분기 기준 908억원이었던 매매평가익은 2분기 442억원으로 감소했고 3분기부터는 결국 적자전환됐다. 하나증권의 지난 3분기 기준 매매평가손실은 449억원에서 4분기 기준 3790억원까지 급격하게 증가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평가손실과 충당금 영향이 적자에 많이 작용했다”며 “평가손실이 커진 것은 국내‧외에 보유한 자산들에 대한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당금 적립에 대해) 부동산 PF와 해외 대체 투자도 있고 여러 가지로 복합적이었지만 규모가 컸다”고 덧붙였다.


올해 채권 트레이딩 수익 개선 기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하나증권이 지난해 손실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고 올해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올해는 기준금리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하나증권의 채권 트레이딩 수익이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할 거라는 관측이다.

메리츠증권 조아해 연구원은 “하나증권이 턴어라운드에 따른 실적 개선의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하나증권이 지난 2년 동안 거의 1조원 가까이 충당금과 평가손실을 인식했고 전반적으로 인식할 부분은 웬만큼 다 인식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설 연구원은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니 증권사의 경우 채권 트레이딩 부문이 금리가 내려갈 때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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