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 기업대출 증가로 비은행 부진 상쇄
- SK증권, “최종 CET1 비율 13% 회복할 것”
- 메리츠증권, “적극적인 주주환원책 기대 가능”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지난해 공격적인 영업력으로 당기순이익 등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둔 하나금융지주가 연말 배당으로 주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나금융도 다른 금융지주들과 같이 변수가 없진 않다. 꾸준히 목표로 내놓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에는 소폭 미달한 데다 최근 발표한 상생금융안으로 추가 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의 배당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 상황이 나아진 점, 그동안 하나금융이 주주환원책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에서다. 


호실적 이끈 은행…비은행은 ‘미비’


지난해 비은행 부문 부진에도 시중은행 3위 자리를 유지한 하나금융에 대한 배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격적인 영업력으로 은행 실적이 대폭 상승해서다.

지난해 3분기 하나금융의 성장세를 이끈 건 은행 당기순이익이다. 당시 하나은행은 신한은행을 제치고 은행 순이익 2위에 올랐지만 결국 비은행 부문 부진으로 전체 순이익에서는 신한금융지주에 자리를 내줬다.

은행 부문의 실적을 견인한 건 ‘원화대출금’이다. 지난 3분기 하나금융의 기업대출금은 161조4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가 늘었으며 그중 대기업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은 가계대출금과 기타 대출 등을 포함해 총 288조790억의 원화대출금을 보유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난 수치다.

하나금융은 금융지주사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주택 관련 가계대출 실소유가 일부 회복되면서 기업대출 중심으로 원화대출금 및 원화예수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은행 부문은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태다. 특히 2021년에는 금융지주의 32.9%를 차지했지만, 2022년에는 18.9%, 지난해에는 12.8%까지 하락해 아쉬움을 더했다. 함영주 회장이 취임 후 꾸준히 비은행 부문을 강조했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크게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다.

특히 지난 3분기에는 비은행 계열사 모두 역성장했다.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 하나저축은행은 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1%가 하락했으며 하나카드와 하나캐피탈은 각각 23.1%, 24.5%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등 관련 비용의 증가 영향으로 봤다.


변수는 CET1비율?…상생금융안도 영향 있을까


하나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하나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지난해 비은행 부문 부진에도 하나은행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대출을 이뤄내며 배당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일각에서는 높아진 위험가중자산(RWA)과 연초 약속한 CET1비율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배당이 하락할 수 있다는 여지도 있다고 보고 있다.

CET1비율은 금융사가 보유한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최근에는 금융지주사들이 배당 성향의 기준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각 금융지주는 이 비율의 목표치를 발표하는데 하나금융은 지난 3분기 목표치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나금융의 CET1비율은 지난해 1분기에는 12.83%, 2분기엔 12.81%, 3분기엔 12.74%였는데, 이는 관리 목표 수준인 13%~13.5%를 하회한 수치다. 이에 하나금융 박종무 재무 총괄(CFO)은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CET1비율 목표와 배당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박 상무는 “연말 CET1비율 목표를 13%까지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상반기에 13%에 미달하는 경우에도 경쟁사 평균에 맞춰 주주환원을 하겠다고 했던 스탠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경쟁사가 자사주 매각·소각을 발표했듯이 (하나금융도) 고려하고 있다”고도 박 상무는 언급했다.

또 다른 변수는 상생금융안이다. 최근 하나금융은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명을 대상으로 총 3557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순차적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한 만큼 구체적인 시기는 발표되지 않아 이번 연말 실적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예상 배당 기조는?


최근 발표된 상생금융안과 자본 확충을 위한 비용, 그리고 불안정한 경제 상황으로 인한 부동산 익스포저 우려에도 하나금융의 배당 기조는 긍정적일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율 및 경제상 황이 나아진 점과 하나금융이 그동안 발표해 온 주주환원책을 근거로 배당 기대감을 드러냈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RWA 성장이 둔화된 점과 환율도 우호적 흐름을 나타난 데 기인해 최종 CET1비율은 13%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30% 수준을 상회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하게 추진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합적으로 상생금융 등 영향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지만 지난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주환원 트렉 레코드(Track record)를 확보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판단돼 지난해 전반적인 감익 추세가 예상됨에도 전체 주주환원 수준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덧붙였다.

메리츠증권 조아해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경상적인 실적 개선세 기반 경쟁사와 밸류에이션 갭(기업가치 차이) 축소 여력이 충분하며 코로나19 이전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한 은행인 점을 고려해 자본비율 개선에 따른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간 예상 배당 수익률은 8%로 시중은행 중 높은 배당 매력을 보유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나금융이 주주환원책을 위해 자사주 매입 혹은 소각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신한투자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경쟁 은행들과는 다르게 연내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가 없었지만, 급격한 배당성향 상향이 어려운 여건인 만큼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를 예상한다”며 “이를 반영한 하나금융의 FY23F 총주주환원율은 32%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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