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금융권 “태영건설에 발행한 대출, 워크아웃 PF대출과 무관”
- 세종대 김대종 교수 “제1금융권, 원금 회수까지 충당금 적립”
- 내년 1월 중 산업은행 주최 워크아웃 관련 설명회 예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자 그동안 수천억원대의 대출을 내준 제1금융권에는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1금융권 자체만으로는 우려점이 크게 없다. 문제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차입금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다면 제2의 태영건설이 나오는 건 시간문제라는 점이다.
아직까지 업계에서는 제1금융권의 피해가 당장은 없을 거라는 분위기다. 다만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더욱 커진 만큼 금융권 내 충당금 부담 가중은 불가피해 보인다.
태영건설 대출 규모
중견 건설사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금융권과 건설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금융권에 대규모 손실을 일으키면 중·하도급 건설사의 위기는 물론 그로 인한 금융권 내 손실이 막대해질 수 있어서다.
태영건설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16위 건설사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 2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 관련해 48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 연장에 실패하며 PF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결국 지난달 28일 워크아웃 신청했다.
태영건설의 PF 보증채무 비중은 타 건설사 대비 높은 만큼 대출을 많이 내준 국내 금융권의 부담은 막대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이 보유한 차입금 규모는 약 2조1550억원이며 이 중 7243억원은 국내 은행권에서 발행됐다.
대출을 가장 많이 발행한 곳은 산업은행으로 PF대출과 단기차입금 포함 약 2002억원이며 그 뒤로는 국민은행(1600억원), 기업은행(997억원), 우리은행(720억원), 신한은행(636억원), 하나은행(619억원) 순이다.
예상 피해 규모는?…제1금융권 “크지 않아”
제1금융권에서 수천억원대 대출이 발행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업계에서는 긴장감이 맴돌았으나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한 당장의 피해는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발행된 채권 대부분이 분양 담보 대출로 실질적인 손해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제1금융권은 태영건설 PF 관련해서 다 보증서가 있어서 타격은 거의 없고 분양도 다 이뤄져서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된 PF 관련 대출은 없다”며 “(언론에 알려진) 채권액은 태영건설 자회사에 나간 PF로 이번 사태에 피해가 없으며, 해당 채권도 다 담보랑 분양이 완료된 사업장에 대한 대출이어서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은행별로 PF대출인 곳이 있고 아닌 곳이 있어서 주채권자인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1월에 협의한 내용에 따라 각 은행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은행은 PF 관련 대출은 없고 단기차입금만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당금 적립은 ‘불가피’
다만 은행권의 충당금 적립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은행권에 주는 영향은 적을 수 있지만 원금 상환이 완료되기까지 손실 우려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지난달 29일 진행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통해서 시장안정조치를 위해 금융권 내 충당금 적립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으며 관련 전문가 역시 이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최상목 신임 부총리는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금융권 총자산의 0.09% 수준으로 건전성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금융권 스스로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대학교 경제학부 김대종 교수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태영건설 사태에 가장 중요한 건 연체율 관리로 보인다”며 “제1금융권의 연체율이 0.4%고 증권사가 17%, 제2금융권은 7%다 보니 중요한 건 어느 은행과 거래를 많이 했느냐다. 제1금융권이 담보가 있더라도 분양이 끝날 때까지 회수 리스크가 있고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이 내년 3월 기준금리를 내리겠다고 예고했다 보니 지금보다는 자금경색이 좀 나아질 거로 본다”며 “상황이 나아지기까지 앞으로 3~4개월 정도 건설사가 파산하지 않도록 정부와 은행들이 좀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워크아웃 개시 여부, 채권행사의 유예 및 기간 등을 논의하는 설명회가 3일 개최될 예정이며 오는 11일까지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결의 절차가 진행될 계획이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