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총 전후로 수억에서 수십억대 공매도
- 유령주식 사태 직원 유죄 판결도
- 거래대금 감소에 ELS 발행실적도 부진

삼성증권 CI. [사진=삼성증권 홈페이지]
삼성증권 CI. [사진=삼성증권 홈페이지]

삼성증권이 지난해 호실적을 토대로 역대 최대 배당을 실시했음에도 주가가 별다른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금리인상과 거래대금 감소 등 1분기 증권업 전망 자체가 어두웠던 업황 요인이 커 보이지만, 공매도나 유령주식 사태 관련 대법원 유죄 판결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호실적을 견인한 주가연계증권(ELS) 역시 올해에는 운용 결과가 비교적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더욱 중요해졌다. 올해 삼성증권은 초부유층 자산관리와 은퇴 시장 공략에 더해 홀세일·IB에서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역대 최대 배당 결의에도 주가 제자리…공매도도 한몫


삼성증권 최근 3개월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금융 캡처]  
삼성증권 최근 3개월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금융 캡처]  

지난달 18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 삼성증권은 역대 최대 배당 결의에도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제자리인 흐름을 나타냈다.

삼성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배당을 전년(1주당 2200원) 대비 72.6% 증가한 1주당 380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해 증권사 중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주가는 소폭 하락하는 제자리 수준을 보였다. 주총 하루 전날 4만2550원으로 전일 대비 1650원 오른 주가는 주총 당일 4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1일 주가는 4만1500원으로 전일 대비 1000원이 내렸다.

이는 지난해 결산일 전 배당락일에 전일 대비 650원 하락한 4만4900원보다 낮고 올해 1월 5일 4만4550원으로 장중 최고점을 찍은 데 비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는 먼저 공매도가 영향을 미친 양상이다. 지난달 4일부터 주총 당일까지 삼성증권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줄곧 수십억대였다. 주총 이후 거래일에서는 한 자리수가 줄었지만 꾸준히 1~5억원 가량 공매도가 지속돼 주가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보인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거라고 예상되면 빌린 주식 등으로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으로 통상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   


1분기 어두운 업황 속 유령주식 사태 판결


증권사들은 팬데믹 속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1분기 실적 부진이 예견돼왔다.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타격은 삼성증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라는 얘기다.

올 한 해 금리인상 기조가 예고되면서 전체 거래대금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33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지만 올해에는 19조7000억원 선에 그치고 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변수 등으로 전분기보다 27.7% 감소했다.

그러함에도 주총을 마친 증권업계는 4일 기준 대체로 주가가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배당수익률이나 브로커리지 비중을 줄여가는 포트폴리오 균형, 5년간 증익에 따른 자본력과 과소평가돼온 밸류에이션 등을 감안하면 증권주의 매력은 현재로선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하락세였다. 이날 오후 2시 31분 기준 삼성증권은 전일 대비 –0.47% 떨어진 상태다.

역대급 배당에도 이내 하락세를 보인 데는 최근 유령주식 사태 관련 재판부의 유죄 확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8년 4월 삼성증권에서 우리사주에 지급되는 주당 1000원의 현금 배당이 주당 1000주로 입력된 배당사고에 일부 직원들이 자신의 계좌에 입고된 사고 주식을 시장에 팔면서 재판부에 넘겨졌다.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지난달 31일 삼성증권 직원 구모 씨에게 자본시장법 위반과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및 배임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으며 다른 가담자 7명에게도 징역·벌금형을 유지해 최종 판결했다.

판결 발표 당일 주가가 전일 대비 150원 하락한 4만1900원으로 거래를 마친 점을 볼 때, 해당 사고 역시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친 악재로 풀이된다.


ELS 청약도 부진…포트폴리오 다각화 기대


4일 기준 삼성증권 주가연계증권 증권발행실적보고서 일부.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4일 기준 삼성증권 주가연계증권 증권발행실적보고서 일부.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국내외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ELS 운용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자 청약도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이날 삼성증권이 공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최초기준가격을 결정한 모집총액 100억원, 50억원 건은 모두 청약이 1건씩으로 각각 3억6283만원, 4억3324만원에 그쳤다. 모집총액 대비 비율이 모두 10%대를 넘기지 못한 셈이다.

같은 날 모집총액이 각 100억원인 3개 공모 결과도 청약 비율이 각각 7.2%, 85.9%, 95.3%로 모두 모집총액에 미달했다. 추가적으로 모집총액이 20억원인 ELS도 1건인 16억5235만원에 그쳐 모집 총액 대비 100% 공모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해 전 금융상품 판매 호조 및 ELS 조기상환규모 확대 영향으로 2020년 대비 수익이 20.8% 증가한 411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ELS 및 DLS 조기상환이익 증가 영향으로 관련 수익은 전년 대비 12.8% 오른 2859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증시 흐름은 더는 실적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삼성증권은 ELS에 기대기보다 리테일과 홀세일 등 각 영역에서 수익 다각화 전략을 추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발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주요 사업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리테일 사업에서는 특히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초부유층 자산관리 시장과 은퇴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출시로 향후 성장 전망인 대중부유층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홀세일과 IB 부문에서는 사업 역량을 강화해 수익원 다변화를 통한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한편, 불필요한 비용은 효과적으로 절감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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