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손증가 영향, 은행 낮고 저축은행 높아
- 카드·캐피탈, 조달 비용 증가로 수익 타격 커
- 보험, 장기적으론 긍정…증권, 영업 실적 감소 예상
금리상승에 따른 영향을 금융업종별로 살펴본 결과, 은행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수익성 면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수익성 저하는 결과적으로 자산건전성 우려를 낳는다.
은행은 예대금리차 확대와 낮은 대손비용 영향으로 수익성 전망이 긍정적이다. 반면 저축은행은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이 더 높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며, 카드와 캐피탈사도 조달금리 상승만큼 수익성에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의 경우 장기적인 손익 개선은 예상되지만 단기적 지급여력비율(RBC)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영향이 중립적으로 보이는 반면, 증권은 위험자산 수요가 줄어들면서 영업실적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리상승, 대손비용 영향 적은 은행만 ‘방긋’
지난해부터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상 매출금이나 받을 어음, 대출금 등의 매출채권 중에서 회수할 수 없게 된 대손비용 영향이 가장 적은 은행만 수익성에 빛을 볼 거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14일 발표한 업권별 금리상승영향에 따르면, 은행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단기금리 상승은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충당금 적립 수준 및 담보나 보증 비율 등도 감안할 때 대손부담이 급격하게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 특성상 수신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여신금리 변동성은 금리상승 기조 하에 결과적으로 수익성에 기여하게 됐다. 한국신용평가가 유효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11개 일반은행의 원화대출금 중 변동금리 비중은 혼합형 대출을 제외해도 69%에 달하는 반면, 원화예수금 중 변동금리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하다. 금리가 상승할 때 대출금리도 크게 오르는 반면 수신금리는 후행적으로 적게 움직이는 이유다.
여기에 금리 변화와 무관한 지난해 9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과 기업자유예금 등 핵심예금 비중은 전체 수신액의 약 31%에 달한다. 이는 상대적인 여신금리 변동성이 더욱 높을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는 셈이다.
이는 은행 수익성이 장기금리보다 단기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다. 은행의 변동금리 대출은 CD(91일)금리, 6개월·1년 단위인 금융채 등 주로 단기금리에 연동되서다. 지난해 8월, 11월, 지난 1월 이뤄진 3차례 기준금리 인상으로 CD, 은행채, COFIX 금리는 상승했다.
저축은행, 대손증가 영향 커…카드·캐피탈 수익성 저하 예상
일반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금리가 오르면 예대금리차가 축소되고 대손증가에 따라 수익성이 떨어질 전망이다.
저축은행 여신과 수신은 모두 고정금리 비중이 각각 84.1%, 86.4%로 높은 유사한 금리구조를 보이지만, 예금의 만기구조가 대출보다 짧아 수신금리의 변동성이 여신 대비 높다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예금은 1년 이내 만기가 77.1%에 달하는 반면 대출의 경우 같은 기간 만기는 46.1% 수준이다.
실제로 2000년 이후 2010~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제외하고 금리인상이 나타난 2005~2008년과 2017~2018년에 예대금리차는 축소되고 NIM도 떨어졌다. 금리인상 영향이 예금이자 상승에 먼저 반영돼서다.
물론 저축은행별 주력 대출상품이나 고객구성이 다른 만큼 영업 전략에 따라 금리상승 영향은 다르겠지만, 여신의 경우 저축은행 차주 특성상 중·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아 대손비용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이밖에 카드·캐피탈 사 역시 금리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 먼저 신용카드사는 영업자금의 약 70% 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만큼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돼있다. 신용카드사의 주요 조달원인 카드채는 최근 발행금리가 빠르게 상승해 이미 부담이 작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조달금리 상승을 운용자산에 전가할 수 있다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겠지만, 자산구성이나 특성상 금리 상승 영향을 자산 운용 금리에 전가하기 어렵다. 신용카드사 총자산의 45.4%는 일시불·할부·결제성리볼빙 등 신용판매자산으로 구성돼있는데, 해당 자산의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금리 인상과 관련이 높지 않아 운용수익 전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캐피탈 역시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마진 축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캐피탈은 특성상 수신기능이 없고 회사채 조달 비중이 매우 높은데, 이에 따라 즉각적인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더욱이 중소형 캐피탈사는 금리상승 시 조달 단기화로 조달구조가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높다. 신용도가 낮은 중소형 캐피탈채는 금리상승 등 조달 환경에 대한 불안정성이 커지면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폭도 더욱 커진다. 이는 기존의 장기조달 비중을 유지하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차입구조가 더욱 단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보험 영향 중립적…증권, 영업 실적 떨어질 수도
카드·캐피탈사 등에 비해서는 보험에 대한 금리상승 영향은 중립적이다. 단기적 RBC 비율은 하락하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손익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RBC비율은 현행 제도상 채권 평가이익 감소에 따라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상승하면서 2021년 9월 말 매도가능증권평가손익 잔액은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 각각 전년 말 대비 29.3%, 3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단기적으로 금리상승에 따른 보유이원 개선 효과 대비 채권처분이익은 감소할 영향이 커 보인다. 금리상승 영향과 함께 2020년까지의 대규모 채권매각이익 기저효과로 금융자산처분이익이 과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금리상승이 이어질 경우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라 자본비율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부채 듀레이션(기간)은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기에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 평가액 감소폭이 자산가치 감소분을 상쇄해 실질적인 자본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어서다.
마지막으로 증권의 경우 금리상승에 따른 위험자산 수요 감소가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요소에 더해 인플레이션발 금리상승에 따라 유동성 긴축 우려가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이에 주식·부동산 등 위험자산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면 증권사의 영업실적은 지난해 대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팬데믹 이후 증권사들이 증시 호황에 따른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유동성이나 자본은 풍부한 편이다. 이를 감안하면 증권사의 영업실적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서는 높은 수준이 점쳐지기도 한다.
다만 통화정책 및 영업실적 정상화 과정에서 단기적인 영업실적 감소는 불가피해보이는 만큼, 비우호적인 환경에 대응하는 리스크 관리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증권사가 금리상승에 따라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부분은 채권 운용 수익 감소이며, 간접적으로는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투자 중개 및 주식 운용 수익 감소, IB 수익 위축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