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수익률과 주요 거시변수 간 상관계수: 6개월 이동평균 기준.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포트폴리오 수익률과 주요 거시변수 간 상관계수: 6개월 이동평균 기준.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통화정책보다는 실물 경제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상 정기적으로 발표되는 통화정책을 전후로 증시가 크게 출렁이지만 이와 같은 흐름은 단기적이라는 분석이다. 중장기적 변화는 실물경제 상황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통화정책이 주는 충격의 영향은 짧지만, 경기에 예민한 업종일수록 타격이 큰 만큼 증시 변동을 분석하는 데 있어 실물경제 전개 상황을 보다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硏, 기준금리 조정 시점서 주가 변동 크지 않아


기준금리 조정폭과 코스피 지수 변화.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기준금리 조정폭과 코스피 지수 변화.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7일 자본시장연구원 장보성 연구위원이 발표한 ‘통화정책과 금융여건 변화가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주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증시에 미치는 통화정책 자체의 영향은 비교적 단기적이었다.

통화정책의 기본목표는 물가와 경기순환 조절이다. 이에 따라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이뤄지면 실물의 경우 실질금리가 상승하면서 물가에 영향을 미쳐 가계의 소비나 기업의 투자도 감소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요인이 된다. 금융의 경우도 금리가 올라가면 금융비용이 비싸지기에 주가가 떨어지게 된다.

다만 기준금리 결정 시 주가 변화를 분석해보면, 금리 조정 시 이상 등락(1SD 등락) 빈도는 17% 수준으로 제한적이었다. 반면 금리 결정일 여부와 무관한 전 기간 기준은 21%로 오히려 높았다.

장 연구원은 “기준금리 결정과 무관하게 전 기관의 일별 순위를 보면 수익률이 1표준 편차를 벗어난 비율은 21%”라며 “오히려 금리 조정 시가 그 비율이 조금 더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가 조정됐을 때 그날 주가에 특정한 패턴이 나타났다거나 평상시보다 이상 등락하는 경향이 커지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시사했다.


통화정책 지표와 수익률 간 상관관계도 약해


통화정책 지표와 코스피 수익률 간 시차상관계수.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통화정책 지표와 코스피 수익률 간 시차상관계수.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이뿐 아니라 통화정책 지표와 수익률 간에도 상관관계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정책 지표 중에는 금융기관 상호 간 극히 단기의 자금 대여를 요청하는 콜(call)에 대한 이자율과 시중에 풀린 자금 유동성을 나타내는 M2가 있다.

이 두 지표와 코스피 수익률 간 시차 상관계수를 18개월 후 추이까지 살펴본 결과, 이 역시 통화정책 기조와 금리 간 상관관계가 강하게 나타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 연구원은 “초기 6-7개월까지는 콜 금리가 코스피 수익률과 동일한 관계를 보이기는 하지만, 가장 강한 시점의 개수는 –0.1 정도에 불과하고, M2의 경우도 일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시점도 있으나 가장 큰 상관계수는 0.1 정도로 통화정책 지표와 주가 간 관계를 특징 짓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경기 상관관계 큰 업종, 타격 커…실물경제 초점 둬야


M2 충격에 따라 업종에 따른 반응 편차가 나타났다.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M2 충격에 따라 업종에 따른 반응 편차가 나타났다.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제공]  

다만 경기와 상관관계가 큰 업종은 통화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증시 변동성으로 인한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경제 전개상황이 중장기적인 주가 흐름에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얘기다.

장 연구원이 200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콜금리 및 M2를 각각 적용해 부호제약을 이용한 벡터자기회귀(sign-restricted VAR) 모형으로 통화정책 충격에 대한 주가의 반응을 분석한 결과, 긴축 정책에 따라 M2 지표가 받는 충격에 주가는 하락했지만 지속기간은 1-2개월 정도에 불과했다.

다만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IT나 산업재·소재·경기소비재 분야에 미치는 주가 반응은 상대적으로 컸다. 즉 통화정책이 경기·물가·금융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경기와의 상관성이 높은 업종일수록 반응이 뚜렷했던 것이다.

또한 주가 수익률과의 상관계수인 산업생산증가율, 소비자물가상승률, 신용스프레드, 대출 증가율을 살펴본 결과, 산업생산지수가 다른 지표보다 수익률과 상관관계가 가장 높았다. 즉 경기에 민감한 업종에서 유동성 충격에 따른 반응이 가장 큰 만큼, 통화정책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차적으로 경기와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셈이다.

이를 토대로 보면, 인플레이션이 주가에 부정적인 신호만 주는 건 아닌 셈이다. 장 연구원은 “통화정책은 중장기적인 주가 흐름을 변화시키지 않으므로 실물경제 전개 상황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면서도 “향후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공급 측면의 압력이 완화되고 국내외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측 요인의 영향이 커진다면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주가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만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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