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그룹 본사. [사진=JB금융그룹 제공]
JB금융그룹 본사. [사진=JB금융그룹 제공]

JB금융지주가 무서운 실적 개선세 속도를 내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은행업종 내 가장 실적 개선세가 돋보이는 기업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여타 금융지주사와 비교하면 비은행 부문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증권 자회사가 부재하지만, JB우리캐피탈을 중심으로 수익이 견고한 상황이다.

올해 증권업계 실적이 둔화될 전망임을 감안하면, 증권사 등 M&A에는 무리한 속도를 내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부등급법이 승인받을 경우, 우리금융지주와 같이 M&A 계획에 조금씩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이익 증가에 순익 최대 규모


NIM 2.98%. [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NIM 2.98%. [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JB금융지주는 지난해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익을 달성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JB금융지주가 발표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06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4% 늘어났다. 2018년 말 3210억원에서 2019년 말 3621억원, 2020년 말 390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이자이익의 경우 39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전분기 대비 6.2%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그룹 순이자마진(NIM)과 은행 NIM은 2.98%, 2.56%로 전분기대비 각각 12bps, 10bps 늘어났다. 이는 국민·신한·우리·하나 4대 금융그룹이 같은 기간 나타낸 평균 NIM 상승폭 5bp보다 2배 더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이자이익(1조4520억원)은 은행과 비은행 모두 업계 추정치보다 높은 실적을 거뒀다. 이중 은행 이자이익은 1조원을 넘어선 1조320억원, 비은행 이자이익은 4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90억원, 730억원 더 늘었다.

이자이익 뿐 아니라 비이자이익 증가와 충당금 전입액 감소도 실적에 기여했다.

비이자이익은 290억원 정도로 전년 동기대비 125.2%, 전분기 대비 4.6% 증가했다. 증시가 부진했지만 유가증권 평가익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JB금융그룹 4분기 주요 일회성 요인. [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JB금융그룹 4분기 주요 일회성 요인. [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충당금전입액은 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5%, 전분기 대비 36.6% 감소했는데, 이는 DICC(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 관련 원금 회수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환입(284억원)이 가져온 상쇄 효과 영향이 컸다.


JB우리캐피탈, 비은행 실적 견인으로 증권사 부재 매꿔


JB금융그룹에서는 은행 못지않게 비은행인 JB우리캐피탈의 실적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JB우리캐피탈의 지난해 순이익은 1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65.3% 올랐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의 순이익이 182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0% 증가하고 광주은행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21.7% 증가한 1941억원임을 감안하면 순이익 수준이 거의 비등한 수준이다.

이밖에도 JB자산운용과 그룹 손자회사인 캄보디아 프놈펜 상업은행은 각각 63억원, 20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모두 전년 대비 성장했다. 다만 JB우리캐피탈의 순이익은 이들에 비해 각각 27배, 8배 더 높다. JB우리캐피탈이 비은행 실적을 가장 크게 견인하는 셈이다.

이에 비은행의 대표적 캐시카우인 증권사가 부재해도 JB금융지주에 대한 선호도는 높게 나타났다.

SK증권 리서치센터는 JB금융지주를 중소형 은행주 ‘최선호’로 꼽으며 올해에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JB금융지주는 증권 자회사가 없어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 JB우리캐피탈에 대한 이익 의존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증권 자회사가 없다는 것은 단점이지만, 올해 실적에 한정해서는 단점이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부등급법 승인 시 M&A 속도 낼 듯…배당금 상향 기대


영업실적 및 투자지표. [사진=SK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영업실적 및 투자지표. [사진=SK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업계에서는 증권 자회사 부재를 아쉬운 점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JB금융지주가 연내 당장 증권사 M&A를 추진하거나 서두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금리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증권업 전망이 밝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올 초 JB금융지주 김기홍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M&A 등으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겠다는 뜻도 피력했으며 M&A를 고려하는 대상도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전 지난해 6월 신청한 내부등급법 승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는 사업 다각화 추진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내부등급법은 은행이 내부 데이터와 위험관리시스템을 활용해 기업의 신용위험을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으로, 이를 승인받으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들고 자기자본비율(BIS)을 높여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데 유리해진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역시 내부등그법을 승인받으면서 자본 규모가 2조원대로 올라가고 이후 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내부등급법이 승인되면 지난해에 이어 배당금도 보다 상향될 전망이다. 지난해 JB금융지주의 주당 배당금은 599원으로 급증했으며 배당성향도 20%에서 23%로 올랐다. 여기에 금년 내부등급법이 적용되면 배당금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 연구원은 “금년 중 자본적정성 측정시 내부등급법 적용으로 자기자본비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금년 배당금은 주당 650원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JB금융그룹은 해외사업을 확대를 통해서도 수익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그룹은 프놈펜상업은행, JB캐피탈 미얀마, JB증권 베트남, JB 프놈펜자산운용을 손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앞으로 동남아시아를 1차 거점으로 삼고 글로벌 진출을 확대할 전망이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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