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는 다양한 국내외 요인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리스크를 초래하는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뉴스와 증권사 리포트 분석 등을 통해 지금 국내외 시장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어떤 변수가 작용하고 있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사진=pixabay 제공]
[사진=pixabay 제공]

각 국가가 물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 흐름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이 금리인상 등을 결정하는 통화정책에서 차별화된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사들이 금리인상 속도를 둘러싼 일부 이견에도 3월 인상을 거론하는 등 비교적 빠른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반면, 유럽은 올해 4분기 돼서야 금리를 인상하는 완만한 정상화를 검토 중이다.


미국, 연준 내 이견에도 매파본색 두드러져


dollar. [사진=pixabay 제공] 
dollar. [사진=pixabay 제공] 

미국 연준 이사들은 주말 간 금리속도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의견차를 보였지만 대체로 매파 본색을 나타냈다.

시장에 따르면, 지난 18일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제임스 블라드 총재는 오는 7월 전까지 100bp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 범위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데 자산 매입은 지속 중인데다 정책 금리도 최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같은 날 클리브랜드 연방은행 로레타 메스터 총재 역시 더욱 적극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자산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며, 경기의 유의미한 변동이 없다면 이전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과 자산 규모 축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연준이 보유한 주택저당증권(MBS)을 일부 매각하는 방안에도 찬성을 나타냈다.

시카고 연방은행 찰스 에반스 총재는 지난 19일 정책 정상화가 고용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이며 현재 통화정책 스탠스는 상당한 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정책 조정 강도 결정에서 관건은 인플레이션이기에 지켜보며 움직이자는 입장이다. 그는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없이도 물가 압력은 스스로 완화될 가능성도 있으나 충분한 데이터 수집까지 시간이 소요된다고 내다봤다.

뉴욕 연방은행 존 윌리엄스 총재는 같은 날 중립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50 bp 인상 등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은 떨어져 안정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되 필요 시 속도를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2.00~2.50%까지 인상하는 경로를 타당하다고 봤다.

이같은 발언 등을 토대로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미국이 강한 소비자수요에 기반한 물가압력 확산과 생산성을 뛰어넘는 실질임금 상승세 등을 우려하며 불거진 인플레이션에 대해 통제 기조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직전 금리인상 초입(2015년)에 비해 경기·노동시장 환경이 양호하고 인플레도 높은 수준”이라며 “그 당시보다 빠른 인상이 바람직하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둔화되지 않는다면 완화정도 제거 속도를 더 빠르게 가져갈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값은 3월 25bp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연말까지는 150bp 인상을 반영하면서, 일부 글로벌 IB에서 말하는 연내 7회 인상 및 내년 상반기까지 9회 인상 전망에 비해서는 완화적이라고 평가됐다.


ECB, 점진적 정상화로 상반기 강달러 우위 예측


Euro. [사진=pixabay 제공] 
Euro. [사진=pixabay 제공] 

이와 달리 유럽중앙은행(ECB) 주요 인사들은 지난주 “단기적 인플레이션에 과민반응해서는 안 된다”는 다소 일관된 취지의 발언들이 나왔다.

유럽중앙은행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높을 수 있지만 점진적인 방식으로 적시에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항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2% 밑돌게 하는 통화긴축은 경계하면서 점진주의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은행 총재인 파블로 에르난데스데 코스 역시 점진적이며 예측가능한 경로를 선호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의사결정자들이 인플레이션에 과민반응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핀란드 중앙은행 올리 렌 총재도 유로존 임금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는 측면에서 ECB가 너무 빨리 움직이면 회복이 멈출 거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발레로이 등 일부 인사가 3분기 말 자산 매입 종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인상은 이르면 올해 4분기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같이 점진적인 정상화가 나타날 경우 상반기에는 ECB의 급격한 정책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강달러 우위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됐다.


오는 24일 국내 동결 전망 높아…3월 FOMC 주목


금융시장 불확실성 리스크가 3월 중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음. [사진=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금융시장 불확실성 리스크가 3월 중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음. [사진=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미국과 유럽 시장 및 그밖의 시장 변수 등을 고려하면 오는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 동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한차례 올린 만큼 여유가 있다는 게 기존 입장이었으나, 미국의 정책 정상화 의지가 강화되면서 부담감이 커지게 됐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이전 전망보다 미국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유'와 관련한 통화당국의 입장은 부분적으로나마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더욱 주목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축적된 불확실성 리스크의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지난해 말 부터 금융시장에 큰 악재 혹은 부담을 주고있는 불확실성은 오미크론발 공급망 차질 장기화와 경기 모멘텀 둔화, 물가 압력 확대에 따른 긴축 리스크,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경기 모멘텀 둔화로 요약된다”며 “이러한 불확실성 리스크의 장기화 여부는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은 물론 경기사이클 흐름에도 큰 영향이 미칠 게 분명하기에, 3월 중 불확실성 리스크들이 의미 있는 변화 혹은 변곡점 발생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저작권자 © 더리브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