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당금 보수적 반영, 양호한 재무건전성에 타격 낮아
- 호실적에도 낮은 주가…주주 가치 제고 목소리도
- 사측 “주가 관련성 낮아 보여…배당 가능성 높아”

유안타증권 본사. [사진=김은지 기자]
유안타증권 본사. [사진=김은지 기자]

유안타증권이 안방보험(Anbang Group Holdings Co. Ltd.)으로부터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더라도 신용도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을 전망이다. 최근 꾸준한 실적 개선으로 재무건전성이 안정을 이루고 있어서다.

다만 주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4월 7일 종가 5150원을 기록하며 액면가(5000원)를 넘어서는 듯 했으나 다시 3000원대로 곤두박질 친 상황이다.

이에 주주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안타증권이 7000억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에도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자, 투자자들은 사측의 주가 부양 노력이 미비하다는 시선이다.


동양생명보험 주식 매각 소송 충당부채 인식 공시


유안타증권은 지난 21일 동양생명보험 주식 매각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1318억원 및 지연손해금 상당의 충당부채를 인식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동양생명의 인수자인 안방보험이 홍콩 중재법원으로부터 2020년 8월 받은 손해배상 중재 판정에 이어 국내 법원 판단에 따른 내용이다.

충당부채란 과거 사건이나 거래 결과로 지출 의무가 생긴 예상 손실액 규모를 미리 잡아두는 개념이다. 지출 시기나 금액이 불확실하지만 손실 발생을 대비해 부채를 예측 가능하게 반영해두는 셈이다.

앞서 안방보험은 2015년 2월 유안타증권 및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 등으로부터 동양생명보험 지분 63%를 인수계약하고 2015년 9월 인수를 완료했다. 그러나 동양생명이 육류담보대출을 취급하다가 사기로 손실을 입게 되자, 안방보험은 매각 측이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안타증권 등에 2017년 3월 소송을 청구했다.

2020년 8월 홍콩 중재법원은 유안타증권 등 매도인 4곳이 1666억원 및 관련 비용과 이자를 지급하도록 판결했으며, 이 과정에서 유안타증권은 매도대금비율(4.62%) 등에 맞춰 75억원 규모로 충당금을 설정했다.

여기에 국내 법원이 지난해 말 홍콩 중재판정에 대해 1318억원 및 지연손해금 한도로 승인 및 집행허가를 결정하자, 유안타증권은 배상금 등에 대해 당사 및 매도인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취지의 결정문을 고려해 1318억원에 이르는 한도 내 충당부채를 추가로 인식하기로 했다. 충당부채를 보수적으로 높게 잡은 셈이다.

다만 유안타증권은 법원 판단에 대해 항고한 상태이며, 다른 매도인들에도 매각 비율이 있음을 감안할 때 충당금이 일부 환입되면 수익에 반영될 수 있다. 유안타증권은 공시를 통해 “실질적으로 피신청인들 사이에 매각비율이 존재하고, 각 피신청인들의 배상 및 구상에 따라 당사가 최종적으로 부담할 배상액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재무 상태는 양호…신용도 영향 제한적


주요 재무지표. [사진=한국신용평가 제공]
주요 재무지표. [사진=한국신용평가 제공]

유안타증권은 회계적으로 다소 높은 충당금을 설정하게 됐지만, 양호한 재무 상태를 감안하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회사의 우수한 수익성과 자본완충력을 고려하면 관련 비용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의견을 냈다.

유안타증권은 2017년 누적 영업이익이 530억원에서 2018년 918억원으로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9년 731억원으로 주춤했지만 2020년에는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 기준 영업이익은 2629억원으로 이미 전년보다 2배를 넘어섰으며 4분기까지 합하면 그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자기자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7년 1조742억원에서 꾸준히 1000억원 가량씩 증가해 2021년 9월 기준 1조531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영업용순자본도 2017년부터 5개년 사이 증가 추세이며, 영업용순자본에 총위험액을 제외한 잉여자본도 덩달아 오르다가 지난해 9월 기준 1조원을 넘겼다.

이는 지난해 높은 거래대금 실적이 이어지며 투자중개부문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특히 대규모 투자자산 관련 약 900억원의 이익이 시현되면서 영업성과가 우수했다. 충당금 반영 시 지난해 9월 말 순자본비율은 652%,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408%로 자본적정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결국 충당금을 반영하더라도 타격은 크지 않아 보인다. 충당금 설정 비용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629억원의 절반, 지난해 9월 말 자본 1조 5319억원의 약 9%로 적지 않은 규모다. 다만 충당금을 적용한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1311억원으로 예년 대비 증가한 기록이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소송 관련 충당금 설정은 유안타증권의 영업기반 또는 리스크관리능력과 상관이 낮은 비경상적인 이벤트로, 동사의 장기적인 사업 및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보수적인 충당금 설정으로 이번 소송과 관련해 추가적인 충당금 발생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향후 구상 결과 및 항소 결과에 따라 충당금 환입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가는 제자리…사측 “배당 가능성 적지 않아”


25일 유안타증권 주가는 3470원으로 전일대비 4.14% 떨어졌다. [사진=네이버금융 제공] 
25일 유안타증권 주가는 3470원으로 전일대비 4.14% 떨어졌다. [사진=네이버금융 제공] 

이번 충당금 반영은 재무안정성에 따라 별 타격이 없었다는 평이지만, 주가는 1년 만에 다시 낮아진 흐름이다. 지난해 4월 7일 고점을 찍은 이후로 액면가에 미치지 못한 주가는, 충당금 관련 공시가 있던 지난 21일 이후로 3800-3900원선 밑으로 떨어졌다. 25일 기준 유안타증권 주가는 3470원으로 전일대비 4.14%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이에 투자자들은 답답함을 나타냈다. 우리금융지주 인수 후보로도 슬쩍 거론되며 호재 반영이 기대됐지만 주가는 큰 반응이 없었다. 자사주 매입도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주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 만큼 일각에서는 충당부채 등을 감안해 배당은 없을 거란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사측은 오히려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 가능성이 낮지 않은데다 주가 흐름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시각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와의 통화에서 “충당금은 보수적으로 회계 처리를 한 것일 뿐 주가와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 같다”며 “지금 증권주 자체가 거의 모두 하락세를 보였고 주주가치 제고 문제라고 한다면 주가에 좀더 충격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에 큰 타격이 왔다면 기관이 매수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다른 각도에서 보면 현재 보수적으로 잡은 충당금이 환입될 시 수익으로 잡힐 수 있는데다,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매각 비율이 제일 높은 곳은 보고펀드”라고 덧붙였다. 충당금이 추후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배당과 관련해서는 이 관계자는 “이사회 결의가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단순계산으로도 지난해 수익이 전년보다 1000억원 이상 높은 부분 등을 고려하면 배당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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