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커리지·IB 호조에 대형증권사 4개 ‘1조 클럽’
- 중·소형사 구분할 것 없이 누적 순이익 증가
- 거래대금 감소 추세에 4분기 ‘피크아웃’ 가능성
- 내년 IB에 따라 증권사 실적 갈릴 수도
증시 호황에 힘입어 증권사들의 올해 누적 순이익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했다.
당초에는 하반기에 접어들어 실적이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올 3분기 주요 증권사들에서는 모두 누적 순이익이 증가했다.
다만 증시 하락세 영향에 따라 3분기를 끝으로,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던 브로커리지가 줄어들면서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거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앞으로는 IB 부문 등이 얼마나 뒷받침해주느냐에 따라 추후 실적이 갈릴 전망이다.
브로커리지 호조에 대형 증권사 1조 클럽 ‘줄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증권사들은 주식 시장에 대거 개인 자금이 몰리는 증시 호황에 따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등으로 높은 실적을 거뒀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등에서 늘어난 이익을 바탕으로 활발해진 기업금융(IB)이 함께 실적을 견인하면서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1조 60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감소했으나, 3분기 누적으로는 50.65% 증가하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뿐 아니라 누적 순이익에서도 유일하게 동시에 1조원을 넘어섰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1.1% 증가한 1조 637억원이었으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2% 급증했다. 이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에 따른 지분법 이익 영향이 컸다.
삼성증권 역시 브로커리지 뿐 아니라 IB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65% 늘어나 1조 클럽에 도달했다. 삼성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 1183억원이었으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62% 증가한 8217억원으로 연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조 2506억원이었으며, 누적 당기순이익도 9930억원으로 1조원에 근접했다.
이밖에도 키움증권과 KB증권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각각 9607억원, 7295억원에 달하며 1조원에 근접한 실적을 기록했다.
중·소형사도 호실적…누적순익 전년 대비 증가
중·소형사들은 1조 클럽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대부분 누적 순익이 모두 증가했다. 증시 호황은 증권사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준 셈이다.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인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는 누적순익이 각각 4098억원, 5931억원, 3674억원으로 모두 증가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자기자본 4조원 미만 증권사들을 살펴보면, 먼저 자기자본 2조 6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대신증권은 누적 당기순이익이 579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무려 539.2% 증가했다.
자기자본 1조5700억원 규모인 유안타증권 역시 누적 당기순이익 1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9.2% 올랐다.
자기자본 1조원대 초반인 교보증권과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모두 3분기 순이익이 양호한 데 이어, 누적 3분기 순이익이 모두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자기자본 1조원대 미만인 유진투자증권과 이베스트증권, KTB투자증권, SK증권 모두 누적 3분기 순이익이 증가했는데, 이중 KTB투자증권과 SK증권은 지난해 대비 누적 3분기 순이익이 각각 257.1%, 738.6%로 크게 올랐다.
연내 순익 10조 육박하는 증권업계…4분기 피크아웃 될 수도
자기자본 상위 20개 증권사들을 살펴보면 연내 순익은 10조원에 달하지만, 남은 4분기에는 증시 약세 전망 등과 함께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반기 들어 코스피는 좀처럼 3000선을 넘기기 어려운 양상이다. 16일 코스피 역시 장중 넘었던 3000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전 거래일 대비 2.31pt(0.08%) 떨어진 2997.21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에서 동반 매도가 강세를 보이면서다.
코스피가 맥을 못 추고 있는 데에는 줄어든 거래대금의 영향이 커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 7538억원으로 기록됐다. 올 초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26조 4778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 토막 이상이 난 셈이다.
지난달 22일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해 11월 2일(8조 5145억원) 1년 만에 10조원을 밑돌기도 했다. 이같은 거래대금 감소는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올해 27조1000억원 수준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내년에는 22조6000억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역시 15%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 역시 내년 증권업이 증시 약세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과거 강세장이 종료된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나던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진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분기별 일평균거래대금 추이를 살펴보면 감소세는 두드러진다. 정 연구원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1분기 33조 3000억원, 2분기 27조 1000억원, 3분기 26조 3000억원으로 지속 감소 추세다. 특히 10월은 22조 7000억원을 기록해 3분기보다 현저 거래대금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브로커리지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증권사 실적의 희비는 IB에서 갈릴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은 “내년에도 IB의 견조한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