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인상·대출규제, 은행엔 ‘호재’
- 유동성 회수에 증권사 중심 비이자이익은 줄어들 전망
- 충당금 환입, 희망퇴직 등에 비용 효율 가속화도
- 내부등급법 승인에 금융지주사 간 시가총액 격차 감소 예상

[사진=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사진=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이자이익 환경 개선에 따라 금융사 중에서도 은행업에 대한 전망이 가장 밝게 나오고 있다.

반면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동성 공급에 호황을 누린 증시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 등 비은행은 상대적으로 이익이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망 충격 등으로 기업 환경은 아직까지 회복이 더딘 상태로 보이지만, 내년 증익이 예상되는 은행은 비이자이익은 물론 이자이익 확대로 가장 배를 불릴 전망이다.


금리인상·대출규제, 은행엔 ‘호재’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기조가 은행 실적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순이자마진(NIM)은 추가 개선이 예상된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대비 내년 은행업의 증익 폭은 3.8%로, 금융업 전반적으로 내년 감익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익이 추가로 성장한다는 점이 차별화되는 요소로 주목됐다.

이와 관련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올해 NIM이 계속 우상향했기 때문에 내년 NIM의 시작점은 올해 평균보다 높고, NIM 개선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올해 하반기에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특히 “오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있게된 후 내년 1분기 한 차례 더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최근 시장금리가 내년 두 차례 이상의 인상을 반영하는 수준까지 상승한 만큼 추가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가계대출 규제는 은행이 금리를 올리는데 큰 빌미를 제공한 격이 됐다. 이에 대출 고삐가 조여지는 데도 불구하고, 내년 대출성장률은 6.2%로 전망돼 높은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정 연구원은 “2018년 6.5%, 2019년 6.1%였던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이전의 경상적인 수준을 예상하는 것인데,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도 기업대출이 호조를 보일 전망이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올해 3분기 누적 가계대출 성장률은 관리 목표치인 6%를 하회하고 있지만 전체 대출은 기업대출 호조로 6.7%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회수에 증권사 중심 비이자이익 ‘주춤’ 예상


[사진=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사진=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증권사는 코로나 확산 이후 풍부한 유동장세 속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주 수입원인 비이자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비은행 이자이익 역시 은행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이자이익은 올해보다 내년에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상승하는 유동성 회수의 시기에는 증시와 거래대금, 비이자이익이 공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특히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수료이익을 견인한 일평균거래대금이 하반기 들어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는 IB에서의 성과가 수수료이익의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과거 약세장에서 수수료이익을 견인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역시도 2019년 이후 규제가 강화돼 이전과 같은 고성장을 시현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에서, 정 연구원은 “내년 비이자이익에서는 기업 자체적인 유기적성장(organic growth)보다는 M&A를 통한 비유기적성장(inorganic growth)가 주로 나타날 전망”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에 따라 올해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은 DGB금융지주(4월), BNK금융지주(7월), 우리금융지주(11월), JB금융지주(12월 예정)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비은행 자회사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충당금 환입, 희망퇴직 등에 비용 효율 가속화도


[사진=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사진=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은행은 이밖에도 충당금 환입과 희망퇴직 등에 따라 비용 효율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코로나19 대비차 늘려온 충당금을 내년부터 본격 환입할 예정이다. 올해에도 충당금 환입은 특히 대손비용률을 줄이는데 기여했다.

정 연구원은 “올해 나타난 역대급 비용 효율성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장 두드러지게 개선됐던 대손비용률은 작년 대규모 코로나19 충당금 적립 영향 소멸과 빠른 경기회복에 기인하는데, 중요한 점은 아직 코로나19 충당금에 대한 환입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는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을 올해보다 더 개선할 것으로 기대됐다. 정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내년 코로나19 정책금융 종료와 기준금리 인상 시작으로 대손비용률 상승을 우려하지만, 정책금융 관련 충당금은 이미 코로나19 충당금으로 대부분 적립했다는 점과 대손비용률이 상승하는 시기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인하할 때라는 점을 볼 때 내년 대손비용률은 상승이 아닌 추가 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점포 통폐합이나 희망퇴직 등으로 경비율도 하락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정 연구원에 따르면, 경비율이 가장 두드러지게 개선된 시점은 2016~2017년이다. 당시에는 기대 이상의 호실적이 나타나거나 비은행 자회사 인수로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했을 때 대규모 희망퇴직이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한 사람당 억대 이상에 달하는 퇴직금 규모가 발생하는 만큼, 금융사들은 실적 최고조에 달할 때 희망퇴직을 단행해온 바 있다. 금융사가 실적 호조를 누려온 지난해에도 대규모 희망퇴직이 재진행됐다. 이어 올해에도 기록적인 증익에 힘입어 연말에 대규모 희망퇴직이 재차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내년 이후의 경비율은 지금보다 현저히 개선돼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은행의 점포 효율화와 디지털 채널 강화 전략으로 신규 채용 인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고액연봉자들에 대한 명예퇴직은 매년 꾸준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경비율이 하락하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내부등급법 승인에 메이저 플레이어도 늘어날 전망


[사진=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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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등급법 제도 승인에 따라 은행 업종 내 새로운 메이저 플레이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도에 따른 자본비율 개선으로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었던 우리금융지주와 지방금융지주들이 기존 KB·신한·하나금융지주 대형 3사와의 시가총액 규모(valuation gap) 격차를 줄일 전망이라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기본적 격차(fundamental gap) 축소가 시가총액 규모 축소로 나타나는 양상”이라며 “이자이익 개선, 비이자이익 감소, 대손비용률과 경비율의 동반 개선, 그리고 내부등급법 승인에 따른 자본비율 개선은 결국 은행 업종 내에서의 valuation gap 축소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업종 내 valuation gap을 유발하는 fundamental gap으로는 낮은 비이자이익 비중과 높은 대손비용률 또는 경비율, 낮은 자본비율을 들 수 있는데, 비이자이익은 감소할 전망이기에 오히려 비중이 낮을수록 유리하고 대손비용률과 경비율은 전부 크게 개선돼 은행 간 차이가 축소됐으며 내부등급법 승인도 거의 마무리돼 자본비율 차이도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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