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꾸준한 투자’ 오스템임플란트, 오를 일만 남았나
- 상반기 영억익 420억원…전년比 62.5% 급락 - 판관비 10년 새 6배 늘었지만 연구비 증가 꾸준 - 오스템 관계자 “투자는 장기적 성장 여력 확고히 하는것”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실적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부진을 단순한 경영 실패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오스템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의 씨’를 뿌리는 중이다. 오스템은 글로벌 확장, 자회사 합병, 신제품 개발 등 장기적인 미래를 겨냥해 움직이고 있다.
단기적인 성적만 보면 수익성은 악화돼 보이지만 장기적으론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핵심 무기는 연구·개발(R&D) 강화다. 오스템은 최근 2년 새 연구소를 4개 더 늘렸다.
중국·미국 부진 뚜렷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근 실적이 눈에 띄게 주춤하고 있다. 매출은 일정 부분 유지되거나 소폭 늘었지만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중국과 미국 시장 부진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오스템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6568억원으로 전년 동기(6645억원) 대비 1% 줄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 동기(1119억원) 대비 62.5%나 급락했으며 순이익 역시 87% 급감한 76억원에 그쳤다.
해외 매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실적은 탄력을 받지 못했다.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오스템은 해외 매출 비중이 64%, 65%, 68% 순으로 증가했다. 다만 해외 매출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은 최근 성적이 부진하다.
올 상반기 오스템은 중국 법인 매출액이 891억원으로 전년 동기(1251억원) 대비 29%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적자는 144억원으로 손실 폭도 2배 가량 늘었다. 중국이 실시한 가격통제 정책인 중앙집중식구매(VBP) 제도와 경기 침체 영향이 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치과 임플란트 중국 수출액은 1억2900만 달러(한화 약 19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0% 하락했다.
중국 법인 다음으로 해외 매출 규모가 큰 미국 법인도 경기 둔화 영향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오스템은 미국 법인 매출액이 올 상반기 977억원으로 전년 동기(1056억원) 대비 7%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순손익도 75억원으로 65% 급락했다.
미래 겨냥한 투자 행보
최근 실적만 놓고 보면 오스템은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오스템은 단기 실적에만 매몰되기보단 글로벌 확장, 자회사 구조조정, 신제품 개발 등 다양한 변주를 통해 미래 성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스템은 유럽을 중심으로 현지 법인 수를 늘리고 유럽연합(EU) 의료기기 규정(CE MDR) 인증을 획득하면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오스템은 지난 2023년 이탈리아·포르투칼·네덜란드 법인 설립을 세웠고 지난해에는 조지아·콜롬비아·중동내수법인 등 3곳을 추가했다. 그 결과 오스템은 지난해 유럽지역 매출액이 20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 중 가장 큰 성장을 달성했다.
경영 효율화도 추진 중이다. 오스템은 지난 1월 임플란트 개발·제조 자회사인 탑플란을 합병했으며 이달 초에는 오스템글로벌을 흡수합병해 효율적인 자원 운영과 기업가치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마곡에 완공한 신사옥 트리플타워를 통해 오스템은 R&D와 제조·본사 조직을 통합할 거점도 마련했다.
오스템은 신제품 개발도 활발하다. 지난 6월 SIDEX 2025 행사에서 오스템은 AI(인공지능) 진단 기능, 디지털 차트 시스템 등 다양한 신제품과 디지털 치과 신기술을 공개했으며 제품력과 실용성을 높이고 있다.
투자 비용, 결국 성장 밑거름
오스템은 판매·관리비 규모가 지난 2014년 1125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를 기준으론 10년새 비용이 6배 이상 확대됐다. 오스템은 판관비가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309억원, 4963억원, 6333억원 순으로 올랐다. 이 중 경상연구개발비도 389억원, 425억원, 713억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오스템은 판관비와 경상연구비가 각각 3370억원, 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24%씩 증가했다.
이같이 판관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오스템이 그 중에서도 연구개발비를 늘리는 걸 보면 단순히 수익성이 줄어든다고 해서 의미없는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건 아니다. 오스템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장기적인 기반을 다지고 있는 셈이다. 오스템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연구소 4곳을 추가 신설했으며 연구 인력과 시설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와 관련 오스템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투자는 장기적인 성장 여력을 확고히 하는것”이라며 “당장 손실이 있다고 해서 투자를 줄여버리면 장기적인 부분에서는 성장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제품 개발 및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도 해야하며 앞으로 새롭게 진출할 해외 시장도 있는데 투자를 안 한다는 건 나중에 성장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