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중국 믿었는데…애경산업 1Q 매출마저 ‘뚝’

- 1분기 매출액 전년 동기比 10.7% 감소…영업익 63.3% 하락 - 지난해 중국 시장 화장품 분기별 매출, 일본·미국 등 합계 2배 이상 - 애경산업 관계자 “비중 줄여야 하나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

2025-05-08     박달님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애경산업이 1분기 매출 직격타를 맞았다. 해외 매출 주축인 중국 시장에서 화장품 판매가 부진한 영향 때문이다.

그간 영업이익이 주춤한 가운데서도 매출만큼은 상승세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다른 해외 시장이 성장하는 속도를 보면 애경산업이 단기간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미국이 중국 시장의 자리를 대체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시장 부진으로 매출 감소


애경산업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63.3% 하락했다.

중국 시장이 소비 침체를 오래 겪으면서 화장품 부문 판매량이 이전 대비 감소한 영향이 컸다. 1분기 화장품 부문의 매출액은 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익은 11억원으로 88.4% 급감했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사업은 내수보다 수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 지난해 1분기 해외시장 매출은 국내보다 두 배 많았다. 해외 중에서도 중국 시장 매출은 전체 70~80%를 차지했다.

생활용품 사업도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국내 채널 간 경쟁이 심화되고 원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늘면서다. 매출은 1051억원으로 0.8%, 영업익은 49억원으로 26% 감소했다.


중국 의존도 줄이기는 과제


애경산업. [그래픽=김현지 기자]

애경산업의 1분기 매출이 하락한 건 4년 만이다. 지난 2021년 1분기 매출액은 1353억원에서 2022년(1399억원), 2023년(1571억원), 2024년(1691억원) 증가했지만 올해 들어서 감소했다.

2년 전 영업익이 감소하면서도 매출만큼은 견조했다. 애경산업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67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한 반면 영업익은 468억원으로 같은 기간 24% 줄었다.

애경산업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는 방침이다. 다른 업계에 비해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비중국 시장을 확대하는 건 과제라는 설명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중국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을 지적받고 있다”면서도 “업계 전체가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다변화에 힘쓰는 가운데 애경산업도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장 상황 바뀌면 (중국 시장은) 장점 될 수”


국내에서 화장품 사업은 이미 포화상태인 만큼 애경산업은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등 다른 글로벌 시장도 공략하는 중이다.

다만 현재 일본과 미국 시장이 중국 시장에서 창출해 온 매출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지난해 중국 시장의 분기별 매출은 일본·미국 등을 합친 수치보다 2배 이상 많게 집계됐다.

화장품 브랜드 ‘루나(LUNA)’는 일본에서 컨실러 제품을 중심으로 신제품과 채널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애경산업은 숏폼 콘텐츠와 시딩 키트를 활용한 마케팅 등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했다. 브랜드 AGE20’S(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 선스크린 제품도 인기다.

비중국 국가에서 소비자층을 확대하는 동시에 애경산업은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지, 무비자 여행 개방 등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이 호전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높은 포지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바뀌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 한유정 연구원은 “(애경산업이) 중국 외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이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 규모가 작아 내수 및 중국 부진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기저효과로 인한 실적 개선 가능성이 존재하나 근본적으로 높은 중국 의존도 해소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