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리딩’ KB금융, 순익‧비은행‧자본비율 압도적…웃는 주주

- 1분기 순익 1조6973억원…비이자익‧NIM↑ - 비은행 기여도 42%…증권‧손보 순익 선방 - CET1비율 13.67%…선제적 주주환원 4000억원

2025-04-30     양하영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KB금융그룹이 시장 불안에도 견조한 실적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공고히 했다. 든든한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에도 본격 나선다.

탄탄한 비은행 부문이 리딩금융을 가른 요인이다. 높은 자회사 기여도를 바탕으로 KB손해보험을 비롯한 자회사들이 고른 수익을 내면서다.

배당총액을 올리고 깜짝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KB금융은 실적 대비 인색했던 주주환원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당기순익 전년比 62.9%↑


KB금융은 순익뿐 아니라 1분기 자본비율‧비은행 부문 모두 4대 금융지주 가운데 1등을 차지했다. 금리 인하기에 대내외 불안 정세로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단독 선두에 올라선 모습이다.

KB금융은 지배순이익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인 1조69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무려 69.2% 증가한 수치인데 비이자이익‧순이자마진(NIM)이 실적을 뒷받침한 영향이 컸다.

비이자이익은 1조2920억원으로 수수료이익(9340억원)이 감소했음에도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기타영업손익은 전년보다 47.9% 증가한 35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 NIM은 전분기보다 3bp(1bp=0.01%p) 올랐다.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확대되고 조달부채가 감소하면서 은행 NIM이 전분기보다 4bp 상승하면서다. 은행 원화대출금은 주택담보‧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오른 367조원을 달성했다.


비은행 부문 견조…대손비용 증가


비은행 기여도에서 KB금융은 42%라는 압도적인 비율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보였다. 4대 금융지주 중 1분기 비은행 기여도가 40% 넘는 곳은 KB금융뿐이다. 신한금융은 29.1%, 하나금융은 16.3%, 우리은행은 9%로 집계됐다.

주력 비은행 계열사인 KB증권은 1분기 순익으로 17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362.5% 증가한 수치로 글로벌 자산관리(WM)와 트레이딩 부문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KB손보는 전년 동기보다 8.2% 증가한 순익 313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라이프생명은 7.7% 감소한 870억원, KB국민카드는 39.3% 줄어든 845억원 순익을 남겼다.

다만 그룹의 대손비용률은 0.54%로 전년 동기보다 16bp 올랐다. 카드 부문에서 건전성이 악화됐으며 홈플러스 사태와 해외 상업 부동산(CRE) 익스포저 등으로 적립된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6556억원)의 영향 때문이다.


13% 후반 CET1비율…주주가치 제고 박차


KB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두드러지는 자본비율을 토대로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KB금융의 1분기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67%로 4대 지주 중 유일하게 13%대 후반으로 집계됐다. CET1비율은 주주환원을 펼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KB금융은 선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4000억원 규모를 제시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KB금융 이사회는 자사주 3000억원을 매입‧소각할 계획과 분기 현금배당으로 주당 912원을 의결했다. 배당총액도 기존 1조2400억원에서 1조34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유동적인 자사주와 달리 배당총액은 결정한 순간 연간 규모가 확정된다는 점에서 이를 높인 게 유의미”하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CET1비율만 양호하다면 주주환원율 확대가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나상록 상무는 지난 24일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선제적 자사주 매입으로) 2분기 자본비율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지만 그래도 1분기 기준으로 산출된 CET1비율 측면에서 이 금액 이상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리스크관리담당(CRO) 염홍선 전무는 “상반기까지 건전성 하락 기조가 어느 정도 이어질 거라 예상”하지만 “추가경정예산 투입과 새 정부 출범 등을 고려하고 그 외 특이사항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연내 충당금 전입 규모 목표는 예년 수준으로 관리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양하영 기자 hyy@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