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1Q 저점’ 신세계…면세‧백화점 경쟁력 확보 관건

- 신세계, 지난달 총 매출액 전년 동기比 4.7%↓ - 면세점, 명품 매장 및 상품 확대로 영업손실 축소 전망 - 백화점, 리뉴얼 오픈 및 브랜드 확장 등으로 경쟁력 강화

2025-04-15     박달님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신세계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다. 경기 악화 영향 등으로 주력 부문인 면세점과 백화점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반전은 가능하다. 면세점 부문은 경쟁사들이 사업을 크게 축소하면서, 백화점 부문은 명품 의류와 관련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회복 여지가 있다.

신세계가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을 이룰지는 이에 달렸다는 얘기다. 주요 사업 부문에서 이같이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면 1분기 부진은 점차 극복 가능하다.


1분기 총매출 전년比 감소


신세계는 지난달 총매출액이 44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4% 감소했다고 지난 11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액은 16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줄었다.

백화점 전체를 합산한 지난 3월 총매출액은 60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누계 총매출액은 1조7923억원으로 같은 기간 0.5% 하락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백화점과 면세점이 실적을 내는 데 부진한 영향이 컸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신세계의 면세점 부문이 영업손실 88억원을 남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수치다.

백화점 부문은 마진이 많이 남는 의류 판매가 날씨 등 영향으로 저조해 총매출액 전망이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만해도 증권가에선 백화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10% 가깝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면세점, 적자 폭 줄이기 과제


신세계면세점. [그래픽=김현지 기자]

면세점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을 개선할 여지는 있다. 비용을 줄이면서 점진적으로 손익이 개선될 힘이 생긴 점이 영업손실 규모가 축소될 전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6년간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던 부산점을 지난 1월 폐점했다. 부산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글로벌은 지난 2019년 62억5071만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5년 사이 적자 규모가 138% 늘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355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신세계디에프의 올해 1월 적자 폭이 직전 분기 대비 267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객단가가 높은 명품 매장 및 MD(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어 매출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공항점에 루이비통을 선보였고 이달 중으로 셀린느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내달까지 루이비통 듀플렉스도 완공될 계획이다.

이밖에도 경쟁사들이 사업을 축소하면서 신세계면세점의 경쟁력은 강화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대량 구매를 하는 다이궁(중국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지난 1월 전면 중단했다. 현대면세점은 시내 면세점인 동대문점을 오는 8월까지 폐점할 예정이다.


백화점, 리뉴얼 오픈 등 준비


신세계백화점. [그래픽=김현지 기자]

백화점은 브랜드를 확장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강남에 식품관을 지난 2월 재개장했다. 지난달 본점 신관 ‘디 에스테이트’는 명품과 럭셔리, 주얼리, 의류 브랜드 상품을 늘리고 매장을 확대했다. 

야심작으로 10년 간 준비해 온 ‘더 헤리티지’는 지난 9일 개관했다.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재탄생시킨 ‘더 헤리티지’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등이 입점한 ‘럭셔리 랜드마크’로 매력을 어필할 예정이다. 하반기엔 또 다른 럭셔리 쇼핑 공간인 ‘더 리저브’가 오픈할 계획이다.

또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소비심리가 회복될 거란 기대감에 백화점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LS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소비심리는 위축됐으나 탄핵 인용 이후 빠르게 반등한 바 있다”라고 언급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매출 전략과 관련한 더리브스 질의에 “경제 상황이 나아져야 소비도 늘어나겠지만 경제 흐름은 예상이 어렵다”라면서도 “고객들이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앞으로도 끊임없이 제공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고객의 체험 콘텐츠와 MD 강화를 통해 매출을 확대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부산점 철수, 희망퇴직 등으로 수익 개선에 힘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명품 특화 매장 ‘더 헤리티지’ 오픈 및 면세점 사업 경쟁 완화 등을 고려할 때 (신세계는) 1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