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농협금융, 충당금 줄며 최대 실적…건전성 개선 必
- 당기순이익 전년比 11.4% 개선…대손비용 감소 영향 - NH농협생명·농협캐피탈·저축은행 등 비은행 약진 기여 - 건전성 지표 악화…농협금융 관계자 “경기침체로 부실채권 증가”
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 충당금을 줄이면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간 보수적으로 쌓아온 충당금에 대한 기저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자회사 중심으로 봐도 그룹 실적을 견인하는 농협은행이 지난해 본업에서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대손비용이 줄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건전성은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경기 불황 영향이 지속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오르고 있는 추세다.
농협금융, 역대 최대 실적 기록
농협금융이 지난 14일 발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45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기준으로는 2조8836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을 거둔 데는 대손비용 영향이 컸다. 지난해 그룹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전년과 비교해 41.7% 감소한 1조2248억원이다. 농협금융은 미래손실흡수능력이 지속적으로 확보되도록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금융사가 회수 불가능하다고 예상되는 채권을 미리 비용 처리하는 항목으로 대손충당금, 지급보증충당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응 충당금, 미사용약정충당부채 등이 이에 해당된다.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점도 그룹 성장에 한몫했다. 지난해 원·달러 인상에도 유가증권관련손익과 수수료이익 등이 증가하면서 그룹의 비이자이익은 1년새 6.7% 늘었다. 반면 이자이익은 0.1%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0.52%와 7.98%로 각각 전년 대비 0.05%p, 0.27%p 증가했다.
자회사 성장 속 돋보인 농협은행
자회사 전반으로는 NH손해보험을 제외하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자회사별 총자산을 구분하면 은행이 68.1%이며 금융투자,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이 31.9%를 차지한다.
핵심 자회사인 NH농협은행 성장에는 신용손실충당금 역할이 컸다. 지난해 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9696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3% 줄었다. 비용 부담이 크게 준 셈이다.
본업인 대출채권은 지난해 316조20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0.2% 감소했으며 은행 이자이익은 7조65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줄었다. 또한 수수료이익과 외환 및 파생을 포함한 유가증권운용이익도 각각 0.35%, 16% 감소했다.
지난해 NH손해보험 실적은 8.6% 줄었지만 같은 기간 NH농협생명과 NH투자증권은 각각 35.4%, 23.4% 늘었다. NH-Amud자산운용과 NH농협캐피탈도 실적이 개선됐으며 지난 2023년 말 적자를 기록했던 NH저축은행과 NH농협리츠운용, NH벤처투자는 모두 흑자전환했다.
경기침체 타격에 악화된 건전성
농협금융에 남은 과제는 건전성 관리다. 지난해 경기불황 여파로 은행지주 전반에서 자산 및 자본건전성 모두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그룹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68%로 전년 대비 0.11%p 늘었다. 같은 기간 문제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정도를 나타내는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20.84% 줄었다. 그룹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44%로 같은 기간 3.6%p 하락했다.
은행도 NPL비율은 전년과 비교해 0.14%p 증가했다. NPL잔액은 1조6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47.3% 늘었으며 무수익여신은 1조1949억원으로 55.5% 확대됐다. CET1비율은 14.75%로 전년 대비 4.4%p 감소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건전성 악화 원인을 묻는 더리브스 질의에 “당사 특성상 타사 대비 지방 영업점 및 거래 중소기업 등이 많다”라며 “경기침체 등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가 주된 사유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건전성 관리를 위한 대책에 관해서는 이 관계자는 “자회사별 특성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