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DB생명, 보험 수익성 안정세…내년 금리 리스크 관리 관건

- CSM 비중 23.6%로 상위권…전년比 증가율 개선 - 보험 포트폴리오상 킥스비율 하방 압력 관리 필요 - 올해 자본증권 400억원 발행 그쳐…내년 활용 여력

2024-12-27     김은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DB생명보험이 양호한 보험 수익성 흐름을 바탕으로 등급전망이 상향 조정됐다. 보험금지급능력등급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됐지만 이익안정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결과다.

DB생명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있다. 현 보험계약마진(CSM) 증가 추이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다만 보험포트폴리오 특성상 시장금리와 규제 관련 불확실성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리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만큼 내년에는 건전성 관리가 수익성 유지에 관건일 전망이다.


CSM 성장세로 수익성 탄력 유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4일 수시평가를 통해 DB생명에 대한 보험금지급능력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익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이 높게 반영된 결과다.

나신평 분석에 따르면 DB생명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장기간 보장성보험 중심의 판매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신회계제도(IFRS17) 하에서는 보장성보험이 CSM 반영에 유리한데 DB생명은 이러한 전략으로 보험계약부채 중 CSM 비중이 높다.

즉 보험포트폴리오 수익성이 높다는 얘기다. 지난 9월 말 기준 CSM 비중은 23.6%로 생명보험 업권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나신평 김한울 연구원은 보유계약의 계약기간과 신계약을 통한 CSM 증가 추이를 고려하면 CSM 규모는 중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일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누적 3분기 기초 CSM은 1조654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기초 CSM을 1025억원 앞선 수치다. 올해 신계약 효과로 3319억원이 반영된 결과에 힘입어 누적 3분기 기말 CSM도 1조7663억원으로 1114억원 많았다. 같은 기간 CSM 증가율도 6.7%로 지난해보다 0.1%p 높다.


3분기 선방 이끈 보험이익


올해 3분기 DB생명의 주요 경영 지표. [사진=DB생명 제공] 

3분기 기준 보험이익과 이를 총자산으로 나눈 보험이익률은 744억원과 0.9%로 보험이익창출력이 업권 내 상위권이다. 지난해 3분기 대비로는 95억원 줄었지만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가정 변경에 따른 보험서비스비용 증가 영향을 제하면 수익 자체는 345억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투자이익은 621억원으로 해외 부동산 관련 평가손실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억원 줄었지만 투자수익과 동시에 투자비용 모두 줄어들면서 감소폭이 적었다. 이에 3분기 영업이익은 1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억원 하락에 그쳤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순이익률(ROA)는 1.4%로 업권 평균을 상회한다. 이와 관련 김 연구원은 “신제도 도입에 따른 과도기인 점을 감안하면 회계적·제도적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으나 경상이익에 해당하는 CSM 및 RA(위험조정) 상각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이익 규모 및 안정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건전성 위한 자본성증권 발행 카드


DB생명의 자본성증권 발행 잔액 추이.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제공] 

보험업계가 금리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산출 기준 변경으로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K-ICS)비율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양호한 수준을 유지해온 DB생명도 이같은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보험부채 할인율 제도 변경으로 보험부채기타포괄손실이 증가하면서 킥스비율상 가용자본에 해당하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마이너스(-)로 누적된 수치는 커졌지만 요구자본에 속한 책임준비금은 3분기 8조원대로 전년 동기 대비 2조3000억원 가량 부쩍 늘었다.

올해 9월말 기준 경과조치 전과 후 킥스비율은 174%, 216.5%로 여전히 당국의 권고수준인 150%를 상회하지만 지난해 3분기 경과조치 전과 후 킥스비율(200.81%, 398.95%) 대비 크게 떨어진 배경이다. 이달 공시 예정인 킥스비율도 하락이 불가피해보이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 연구원은 “회사의 보험포트폴리오 특성상 가용자본 대비 보험위험액이 높게 나타나며 장기의 부채듀레이션으로 인해 자산부채관리(ALM)가 미흡해 금리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9월 말 기준 자본증권 발행잔액은 4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내년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관리여력은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보완자본 활용여력 등을 감안 시 우수한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