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상상인증권, 실적 개선 앞두고 ‘숨고르기’
- 상반기 당기순손실…지난해 대비 적자전환 - 지난달 31일 임태중 대표 사임…“일신상의 사유” - 상상인증권 관계자 “미래성장동력 확보 위한 과감한 투자”
임태중 전 대표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임해 직무대행 체제인 가운데 상상인증권은 지난해 대비 적자전환한 실적을 기록했다.
악화된 경제환경으로 인해 상상인증권의 전 영업 부문은 상반기 적자였다. 주력인 투자은행(IB) 부문의 적자 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이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고객을 우선한 시스템 개선 등 과감한 투자를 선택한 배경도 없지 않다.
상반기 모든 영업 부문 적자
상상인증권은 상반기 2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2분기만 해도 182억원 적자가 났다.
상상인증권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247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손실은 200억원 수준이다.
상상인증권의 모든 영업 부문이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한 결과다. 영업 부문 중 IB 부문이 35억8000만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손실이 가장 컸다.
리테일 부문의 적자 폭은 전 반기 대비 증가한 32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홀세일 부문은 1000만원 적자로 전환했다.
상상인증권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2021년 89억원, 2022년 36억원, 2023년 4억원으로 줄었다.
임 전 대표, IB 성과 이끌어
임 전 대표는 임기 만료 8개월을 남기고 사임했다. 임 전 대표는 2022년 9월 각자대표로 선임됐으며 지난해 3월 단독 대표로 재선임된 인물이다.
임 전 대표는 재직하는 동안 상상인증권을 IB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도록 이끌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증권은 지난해 11월 거래액 기준 채권발행시장(DCM)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임 전 대표가 채권 부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늘린 영향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상상인증권이 임 전 대표의 사임을 공시한 건 지난달 31일이었다. 현재는 황원경 경영기획본부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미래성장동력 확보 위한 과감한 투자”
상상인증권은 미래 성장에 과감한 투자를 한 결과로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는 입장이다. 상상인증권은 지난 5월 새로 개편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했다.
상상인증권은 상상인그룹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인수해 출범했으며 올해 골든브릿지증권 당시의 MTS를 재단장했다. 별도 수수료 없이 주식 매도금을 당일 인출할 수 있는 ‘매도 바로받기’ 기능도 최근 추가됐다.
상반기 적자에 관한 더리브스 질의에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계속해서 이어져 온 전 세계적인 경제 악화와 MTS 개편 등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부진한 실적 때문에 임 전 대표가 경영 책임의 일환으로 대표직 자리에서 물러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일신상의 사유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일신상의 이유로 퇴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