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현대해상, ‘보험손익 견인’ 2분기…자본비율 개선 必

- 2분기 당기순이익, 전년 동기比 121.7% 성장 - 장기보험 예실차 손익, 전년比 1370억원 증가 - 주주환원 위해선 해약준비금 제도 변경 요구돼

2024-08-21     김은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현대해상이 올해 2분기 보험손익이 크게 견인한 성적표를 받았다. 상반기 통틀어서도 개선 폭이 컸던 보험손익은 다소 부진한 투자손익 부문을 보완했다.

수익성은 두드러지게 회복됐지만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개선은 요구될 전망이다. 킥스비율은 1분기 대비 올라갔지만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킥스비율이 낮으면 높은 배당 매력에도 주주환원이 버겁다. 현대해상은 킥스비율을 감안하면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 등이 요구된다. 


보험손익으로 1H 당기순익 67.6% 증가


현대해상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67.6% 증가한 83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올 2분기만 해도 3557억원으로 같은 기간 95.8% 불어난 실적을 거뒀다.

주요 요인은 장기보험 및 일반보험 손익 개선이다. 보험손익은 상반기 9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7% 증가했으며 2분기도 3759억원으로 같은 기간 121.7% 성장해 선방했다.

장기보험의 경우 호흡기 질환 관련 손해액 개선 및 일부 질병담보 청구 안정화 등으로 보험금 예실차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70억원 늘었다는 분석이다. 보험계약마진(CSM) 및 위험조정(RA) 상각수익이 280억원 증가했다.

일반보험은 고액사고 감소에 힘입어 45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8.5%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보험은 요율인하 효과 누적, 보상원가 상승, 사고발생률 증가 등으로 45.4% 감소한 401억원을 기록했다.


예실차 흑자전환 등 수익성 개선세


K-ICS비율 추이. [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증권가에서도 보험금 예실차가 흑자 전환한 효과가 이번 실적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봤다. DB금융투자 이병건 연구원은 지난해 신회계제도(IFRS17) 전환 이후 처음으로 예실차가 흑자 전환해 1390억원 늘어난 효과가 발생했으며 실손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손실부담계약비용도 23억원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신계약 관련 손실부담계약비용은 547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으므로 구 실손 관련 손실부담계약비용이 약 500억원 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손 상황에 따른 손익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여전하다”고도 언급했다.

월평균 인보험 신계약은 98억원으로 100억원 미만이 되며 줄었지만 미래보험료현가대비 수익성이 15.1%로 지난해 1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이 연구원은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신계약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계약CSM은 오히려 분기 대비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자본비율인 킥스비율은 지난 분기 대비 2.8%p 증가한 169.7%를 기록하며 개선됐지만 지난해 수준과 비교해서는 낮다. 현대해상은 지난 6월 5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지만 요구자본이 7조원에 달해 당장 킥스비율 개선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해약환급금 적립 방식 변경 기대


현대해상의 배당지표 추이 및 전망. [사진=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킥스비율이 비교적 낮은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기만은 어렵다. 현대해상은 금융당국이 기존 RBC비율에서 대체된 킥스비율로 인해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지는 걸 막아주도록 제시한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았는데 다른 보험사들은 이 경과조치 이후 해당 비율이 달라지는 반면 큰 변화는 없을 거란 점에서다.

다만 주주환원을 시행하는 데는 배당 매력도와 별개로 자본비율 개선이 필요한 데 최근 시장금리 영향으로 자기자본이 줄어든 건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예상 자본총계는 5조938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93% 감소할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4월 금리기간구조(부채 할인율 커브)의 유동성 프리미엄(LP)이 추가 인하되면서 모든 커버리지 보험사가 자산(OCI+)보다 부채(OCI-)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고 동사도 마찬가지”라며 “이로써 배당가능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추산된다”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배당 등을 진행하려면 이익잉여금 계정에 속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방식이 변경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OCI 급감에 따라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방식에 대한 제도적인 변경이 필요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해약 준비금 변경은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다”고 언급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