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NH금융, 한숨 돌린 2분기…ELS 부담 털고 3위로 우뚝

- 2Q 당기순이익 1조1026억원…전년 동기比 45% 증가 - 은행·증권·생보 고른 성장세…ELS 충당금 환입도 한몫 - 고정이하여신 전년比 0.17% 상승…대손충당금적립률 27% 하락

2024-08-01     한지민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NH농협금융그룹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금 부담을 털어내면서 5대 금융지주 중 3위로 올라섰다.

농협금융은 대규모 홍콩ELS 환입액과 비은행 성장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은행과 증권, 생명보험사 모두 성장폭이 컸다.

건전성은 다소 악화됐다. 대손충당금을 상당 수준준 쌓았음에도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NPL)이 늘어난 영향이다. 


2분기 당기순이익 전년 동기比 45% 증가


NH금융그룹의 2024년도 상반기 당기순이익. [사진=NH금융그룹 제공]

NH농협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026억원으로 전년 대비 45.3% 늘었다. KB금융(1조7324억원)과 신한금융(1조4255억원)의 뒤를 잇는 규모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8% 증가한 1조7538억원이다.

이는 계열사 실적 성장에 더해 충당금 환입으로 대손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다. 농협금융의 2분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07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8.3% 줄었다. 농협금융은 지난 1분기 홍콩ELS 손실 배상과 관련해 충당금 3416억원을 적립했지만 H지수가 회복됨에 따라 충당금 일부를 환입했다.

농협금융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67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늘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2조1375억원으로 -1.8% 줄었지만 비이자이익은 6074억원으로 14.9% 증가했다. 일반관리비도 1조1664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상반기 기준 0.73%로 전년 동기 대비 0.01%p 개선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같은 기간 0.8% 감소한 11.57%를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 배경, 계열사 고른 성장


NH금융그룹의 2024년도 상반기 자회사별 당기순이익 비중. [사진=NH금융그룹 제공]

농협금융은 분기 최고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계열사의 고른 성장을 꼽았다. 상반기 기준 농협금융의 당기순이익 중 은행 비중은 61.7%로 가장 높다.

주요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농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2140억원으로 같은 기간 69.4% 줄었다. ROA와 ROE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02%, 0.5% 감소한 0.62%, 10.92%를 기록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38.3%로 1년새 1.4%p 확대됐다. 올 상반기 기준 증권 계열이 20.6%로 가장 높았으며 보험은 13.8%, 기타 3.9% 순이다.

NH투자증권은 4227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3% 늘었다. 같은 기간 NH농협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5.8% 증가했지만 NH농협손해보험은 14.7% 감소했다.


건전성 과제, 무수익여신·고정이하여신 확대


NH금융그룹의 2024년도 상반기 고정이하여신비율 및 대손충당금적립비율. [사진=NH금융그룹 제공]

자산건전성은 소폭 악화됐다. 농협금융의 상반기 총여신은 332조64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그중에서도 무수익여신과 고정이하분류여신은 1조4905억원과 1조9738억원으로 각각 39.7%, 44.1% 증가했다.

이와 관련한 농협금융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59%로 전년 동기 대비 0.17%p 증가했다. 같은 기간 농협금융의 대손충당금은 3조6812억원으로 26.1% 늘었지만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86.5%로 26.73%p 줄었다.

건전성과 관련해 농협금융은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해 그동안 유지해온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기조를 유지했다”면서도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농업·농촌 지원과 미래를 위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농협금융은 순이익 상승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확대했다. 농협금융은 소상공인 이자 캐시백 2100억원과 집중호우 피해복구 지원 등을 실시했으며 농업지원사업비로 3055억원을 납부했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 계열사가 농협중앙회에 납부해야 하는 분담금으로 농협금융은 지난해와 비교해 591억원을 더 납부했다. 분담금 증액과 관련해서는 농협금융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농업지원사업비는 매출액과 연동돼 나가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나면서 금액도 증액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