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우리금융, 2Q 먹구름…주주환원도 M&A로 부담
- 올 1분기 CET1비율 11.95%…총주주환원율 기준 13% 미달 - 기업가치제고 위한 주주환원 계획에도 낮은 자본비율 ‘과제’ - DB금투 정광명 연구원 “M&A로 비은행 확대, 주주환원 여력 축소 영향”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2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부진했던 올 1분기 실적을 넘어서지 못할 거란 전망에서다.
올 2분기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이 실적에 타격을 줄 거란 분석이다. 우리금융은 1분기에도 4대 금융지주 중 대손비용이 가장 높았다.
주주환원도 기대하긴 어렵다. 배당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여전히 낮은 데다 인수합병(M&A)으로 인한 비용부담이 뒤따라서다.
지배순이익 전 분기比 10.2% 하락 전망…부동산 PF 영향
DB금융투자 정광명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2분기 지배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10.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대손비용률 상승과 함께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이 늘어날 것으로 봐서다.
지난 1분기와 비슷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중소기업대출에 대한 부실로 대손비용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당시 우리금융의 대손비용은 3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늘었으며 대손비용률도 0.40%에 달했다. 같은 기간 KB금융과 신한금융은 0.38%였으며 하나금융은 0.25%였다.
비용 관리가 실적의 주요 변수인 데는 이유가 있다.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 특성상 순영업수익 중 이자이익의 비중이 큰 까닭이다. 우리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2조1980억원으로 순영업수익의 86.2%를 차지한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약 3510억원이다.
정 연구원은 2분기 총영업이익은 2조510억원으로 전망했으며 그중 순이자이익은 88.2%에 달할 것으로 봤다. 판매관리비는 전 분기 대비 2.7%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주주환원, 지난해와 비슷할 것…CET1 12% 안팎”
DB금융투자는 주주환원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주환원정책의 기반이 되는 CET1비율이 연내 개선되기 어렵다고 봐서다.
이미 우리금융은 주주환원 규모면에서 경쟁사와 격차가 벌어져 있다. CET1비율이 낮은 탓에 배당여력이 크지 않아서다. 올 1분기 기준 KB금융의 CET1비율은 13.40%, 신한금융은 13.09%, 하나금융은 12.88%다.
정 연구원은 “1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11.95%로 총주주환원율 상향을 기대할 수 있는 비율인 13%를 하회하고 있다”며 “2분기에도 CET1비율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정 연구원은 대출성장률이 1분기 대비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약 40원 상승한 점이 자본비율 하락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이는 우리금융의 기업대출 확대 의지가 CET1비율 하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위험자산증가(RWA)도 확대될 수 있어서다.
주주환원 붙잡는 인수합병
우리금융이 오는 3분기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발표를 예고해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와 보험사에 대한 인수합병이 추진 및 논의되고 있어 당분간 주주환원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 반응이다.
정 연구원은 우리금융이 올해 3분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CET1비율을 조금 더 세분화한 주주환원책이 도입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은 지난달 “당사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해당 계획은 3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여기에는 시장 친화적 자본관리 방안과 주주환원정책 계획 등이 담길 예정이다.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도 정 연구원은 우리금융이 M&A를 통한 비은행 이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환원 여력을 당장은 축소시킬 수 있다고도 봤다. 인수합병에 많은 재원이 투입되면서 주주환원율 제고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금융은 지난 5월 한국포스증권 합병에 이어 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다. 최근 우리금융은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서는 발을 뺐으며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은 증권사 확장을 위한 추가 매입 의사도 내비치고 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