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흥국생명, 1Q 주춤했지만 건강보험으로 수익성 사수

- 흥국생명 관계자 “만기도래 채권 대응에 이익 감소” - 생보사 영향 받은 IBNR 및 단기납 종신보험 타격 적어 - 1Q CSM 2조3000억원…건강보험 중심 신계약CSM 성장세

2024-05-21     김은지 기자
흥국생명. [그래픽=김현지 기자]

흥국생명의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줄어들었다. 보험손익은 물론 투자손익이 크게 줄어들면서다.

보험수익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사업비를 포함한 비용은 증가했다. 특히 부진했던 투자손익은 채권평가익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미보고발생손해액(IBNR)과 단기납 종신보험에 따른 영향이 적었던 점은 긍정적이다. 흥국생명은 건강보험 판매에 주력해 보험계약마진(CSM)이 늘면서 수익성은 지켰다.


1Q 영업익·당기순익 모두 감소


흥국생명이 지난 16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61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1%, 73.5%로 크게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31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절반 가량이 줄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도 66.0%로 3분의 2가까이 줄었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영업수익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수익은 8348억원으로 올해(7393억원) 영업수익은 1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영업비용은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1분기 영업비용은 6983억원이며 올해는 7032억원으로 49억 늘어나는데 그쳤다. 즉 매출 규모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저축성 보험 만기 도래 대응하느라 투자손익↓


실적이 감소한 데는 투자손익 영향이 컸다. 투자손익은 90억5500만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91.1%로 크게 줄었다. 투자영업수익 중 특히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관련이익은 1114억원으로 56.2% 가량 감소했다.

보험손익도 줄어들긴 마찬가지다. 흥국생명의 올 1분기 보험손익은 271억원으로 21.8% 감소했다. 보험수익 자체는 2622억원으로 늘었다. 재보험수익이 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5% 크게 성장하면서다.

하지만 보험비용 역시 증가해 수익분을 상쇄했다. 보험비용은 2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다. 재보험수익이 늘어난 데 비례해 관련 재보험비용은 더 들어간 영향이다. 기타사업비용도 같은 기간 45.6% 가량 증가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재보험손익과 관련 더리브스 질의에 “재보험도 예상과 실제 차이로 손익이 발생하는데 지난해 재무건전성 개선 목적으로 (재보험) 출재를 늘려 예상현금흐름이 증가했지만 실제현금흐름도 증가해 재보험비용이 증가한 것”이라며 손익에 큰 영향은 없었다고 답했다.


채권평가익 감소 영향 커…CSM 증가 ‘긍정적’


당분기말과 전기말 현재 보험계약의 기대상각기간별 보험계약마진 금액(단위=백만원).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흥국생명은 전체적으로 이번 실적이 다소 주춤한 배경에 대해 과거 판매한 고금리 저축보험의 만기도래 대응을 위해 분류한 채권 평가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1분기 당기손익 감소는 고금리 저축보험의 만기도래 대응을 위해 분류한 채권의 지난해 대비 올해 금리상승으로 인한 채권평가익 감소로 인한 것”이라고 답했다. 일회성 요인에 따른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이를 제외하면 흥국생명의 수익성 자체는 양호했다. 여느 생명보험회사들과 달리 IBNR 계정변경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데다, 과열 경쟁으로 수익성이 오히려 떨어진 단기납 종신보험 대신 제3보험인 건강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고수익 건강보험 중심의 상품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CSM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중대형사 중 유일하게 단기납종신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건강보험 중심의 판매 전략을 통해 보험영업익 기반을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실제로 올 1분기 말 기준 CSM 총량은 2조27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가량 성장했다. 신계약 CSM도 105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00억원 이상 늘어 수익성이 양호한 수준임을 나타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