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삼성화재, 역대급 1Q 실적…해외 고액사고에도 손익 견고

- 1분기 연결 지배주주지분 순이익 7010억원 - CSM 13조7120억원…지난해 말 대비 4092억원↑ - 해외 손해율 2배 올랐지만 국내 손해율로 상쇄

2024-05-16     김은지 기자
삼성화재. [그래픽=김현지 기자]

삼성화재가 역대급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 공채 출신으로 30여년간 영업·전략가로 경력을 쌓다가 지난해 자리를 옮긴 삼성생명에서 다시 돌아온 이문화 신임 대표가 체면이 서게 된 셈이다.

삼성화재의 1분기 실적을 이끈 건 장기보험이다.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이 전년 동기 대비 늘면서 실적은 탄력을 얻었다. 손해율 역시 무해지 상품을 늘리며 안정적이었다.

손해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자동차 손해율이 올랐지만 차 보험은 선방했다. 일반보험에서는 해외 고액사고로 인해 손해율이 늘었지만 국내 손해율이 안정되고 매출 자체도 국내외 모두 증가해 양호한 실적이었다.


1Q 순이익, 전년 동기比 성장


영업이익 변화. [사진=삼성화재 제공] 

삼성화재가 14일 발표한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연결 세전이익은 9177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분기 최대인 7010억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14.6% 성장했다.

이는 안정적인 보험손익을 유지하고 투자손익을 개선한 데 힘입은 성과다. 영업이익 중 보험손익은 장기보험에 크게 힘입어 6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투자손익은 운용수입과 평가이익이 늘어나면서 2930억원으로 같은 기간 22.8% 증가했다.

이번 실적으로 이 대표는 영업 전문가로 불려온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됐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세전이익이 2조원을 넘긴 점을 감안하면 올 1분기 만에 절반 가량을 이미 달성한 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조원을 넘긴 세전이익 실적은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


‘핵심’ 장기보험, CSM상각익 증가로 개선


보험손익. [사진=삼성화재 제공] 

삼성화재의 장기보험은 CSM상각익 증가와 안정적인 예실차 관리를 통해 전체 보험 손익에서 72% 비중인 4462억원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한 수치다.

삼성화재는 상품 및 채널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신계약 CSM이 88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6% 확대됐다. 1분기 말 CSM 총량은 전년 말 대비 4092억원 증가한 13조7120억원이다.

보장성 보험 중에도 인보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전속 설계사 채널 비중이 아직 더 높지만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신규 체결된 인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100.4% 증가한 69억원이다.

손해율 흐름도 안정적이다. 무해지 상품 확대로 보장성 유지율이 개선되면서 보유보험료 기준 위험 손해율은 올 1분기 74.4%로 지난해 같은 기가나 88.9%보다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는 손보사들에 유리한 제도 변경 효과도 한몫했다.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 변경으로 손해액(1616억원)이 축소된 효과를 제외하면 손해율은 86.2%에서 87.7%로 되레 오른다.


해외 고액사고로 손해율 3% 상승


해외법인 보험수익. [사진=삼성화재 제공] 

자동차보험은 사고율 증가와 요율 인하가 누적된 영향에도 양호했다. 우량 고객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사업비 효율이 개선된 결과 해당 보험손익은 별도 기준 1030억원으로 같은 기간 3.8% 소폭 줄었다. 특히 온라인 매출은 8650억원으로 같은 기간 6.5% 증가했다.

일반보험을 보면 해외 고액사고 영향으로 보험손익이 줄었다. 하지만 1분기 별도기준 보험손익은 4.2% 줄어든 550억원으로 타격이 적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국내외 매출 자체는 확대한 영향이다.

해외법인 보험손익은 올 1분기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와 해외 모두 매출이 각각 2980억원, 8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6%, 24% 증가해 실적 부진을 상쇄했다.

특히 해외법인 보험수익은 280억원으로 같은 기간 32.5% 증가했다. 해외 손해율은 고액사고로 인해 지난해 1분기 34%에서 올 1분기 68.4%로 치솟았지만 국내 손해율이 64.5%에서 59.3%로 줄어들면서 손해율은 61.4%로 3.3%p 증가한 데 그쳤다.

이와 관련 삼성화재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해외공장에서 일부 사고가 있어 손해율이 소폭 올랐다”며 “장기보험처럼 일정하게 반영되는 손해율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자산 운용은 보유 이원 제고를 위한 운용 효율 개선 노력과 대체투자 등 평가익 확대에 따라 투자 이익률 3.65%로 전년동기 대비 +0.25%p 올랐다. 투자 이익은 7420억으로 전년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