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삼성화재, 역대급 1Q 실적…해외 고액사고에도 손익 견고
- 1분기 연결 지배주주지분 순이익 7010억원 - CSM 13조7120억원…지난해 말 대비 4092억원↑ - 해외 손해율 2배 올랐지만 국내 손해율로 상쇄
삼성화재가 역대급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 공채 출신으로 30여년간 영업·전략가로 경력을 쌓다가 지난해 자리를 옮긴 삼성생명에서 다시 돌아온 이문화 신임 대표가 체면이 서게 된 셈이다.
삼성화재의 1분기 실적을 이끈 건 장기보험이다.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이 전년 동기 대비 늘면서 실적은 탄력을 얻었다. 손해율 역시 무해지 상품을 늘리며 안정적이었다.
손해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자동차 손해율이 올랐지만 차 보험은 선방했다. 일반보험에서는 해외 고액사고로 인해 손해율이 늘었지만 국내 손해율이 안정되고 매출 자체도 국내외 모두 증가해 양호한 실적이었다.
1Q 순이익, 전년 동기比 성장
삼성화재가 14일 발표한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연결 세전이익은 9177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분기 최대인 7010억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14.6% 성장했다.
이는 안정적인 보험손익을 유지하고 투자손익을 개선한 데 힘입은 성과다. 영업이익 중 보험손익은 장기보험에 크게 힘입어 6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투자손익은 운용수입과 평가이익이 늘어나면서 2930억원으로 같은 기간 22.8% 증가했다.
이번 실적으로 이 대표는 영업 전문가로 불려온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됐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세전이익이 2조원을 넘긴 점을 감안하면 올 1분기 만에 절반 가량을 이미 달성한 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조원을 넘긴 세전이익 실적은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
‘핵심’ 장기보험, CSM상각익 증가로 개선
삼성화재의 장기보험은 CSM상각익 증가와 안정적인 예실차 관리를 통해 전체 보험 손익에서 72% 비중인 4462억원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한 수치다.
삼성화재는 상품 및 채널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신계약 CSM이 88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6% 확대됐다. 1분기 말 CSM 총량은 전년 말 대비 4092억원 증가한 13조7120억원이다.
보장성 보험 중에도 인보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전속 설계사 채널 비중이 아직 더 높지만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신규 체결된 인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100.4% 증가한 69억원이다.
손해율 흐름도 안정적이다. 무해지 상품 확대로 보장성 유지율이 개선되면서 보유보험료 기준 위험 손해율은 올 1분기 74.4%로 지난해 같은 기가나 88.9%보다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는 손보사들에 유리한 제도 변경 효과도 한몫했다.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 변경으로 손해액(1616억원)이 축소된 효과를 제외하면 손해율은 86.2%에서 87.7%로 되레 오른다.
해외 고액사고로 손해율 3% 상승
자동차보험은 사고율 증가와 요율 인하가 누적된 영향에도 양호했다. 우량 고객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사업비 효율이 개선된 결과 해당 보험손익은 별도 기준 1030억원으로 같은 기간 3.8% 소폭 줄었다. 특히 온라인 매출은 8650억원으로 같은 기간 6.5% 증가했다.
일반보험을 보면 해외 고액사고 영향으로 보험손익이 줄었다. 하지만 1분기 별도기준 보험손익은 4.2% 줄어든 550억원으로 타격이 적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국내외 매출 자체는 확대한 영향이다.
해외법인 보험손익은 올 1분기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와 해외 모두 매출이 각각 2980억원, 8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6%, 24% 증가해 실적 부진을 상쇄했다.
특히 해외법인 보험수익은 280억원으로 같은 기간 32.5% 증가했다. 해외 손해율은 고액사고로 인해 지난해 1분기 34%에서 올 1분기 68.4%로 치솟았지만 국내 손해율이 64.5%에서 59.3%로 줄어들면서 손해율은 61.4%로 3.3%p 증가한 데 그쳤다.
이와 관련 삼성화재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해외공장에서 일부 사고가 있어 손해율이 소폭 올랐다”며 “장기보험처럼 일정하게 반영되는 손해율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자산 운용은 보유 이원 제고를 위한 운용 효율 개선 노력과 대체투자 등 평가익 확대에 따라 투자 이익률 3.65%로 전년동기 대비 +0.25%p 올랐다. 투자 이익은 7420억으로 전년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