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실적·주주환원 독주한 NH증권…밸류업 수혜는 ‘물음표’

- 연결순이익 2255억원…전년 대비 22.4% 증가 - 영업 개선 및 주주환원 확대…업계 최선호주 등극 - 2일 밸류업 2차 가이드라인 실망감에 금융주 하락

2024-05-03     임서우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NH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최대 호실적을 내놨다.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각 영업 부문은 고르게 성장했다.

증권업종 중 주주환원율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만큼 주주들에게도 통 큰 배당을 내준 셈이다.

이를 토대로 NH증권은 업계 최선호주로 꼽혔지만 주가 강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대한 실망감에 금융주들 하락세다. 


당기순이익 163% 증가


NH투자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NH증권은 올해 1분기 22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4%, 직전 분기 대비 163.4% 증가한 수치다.

수수료수익은 2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늘었으며 직전 분기 대비 26.5% 상승했다.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 2.2% 감소했다.

NH증권의 수탁수수료(브로커리지)는 직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870억원에 그쳤던 수탁수수료는 60.2% 증가한 139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산관리수수료는 41억원에서 68.2% 증가한 69억원, 인수및주선수수료는 29.6% 늘어난 197억원이다. 집합투자증권취급수수료도 90.5% 증가한 141억원이었다. 

이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직전 분기 대비 104.5% 증가한 2769억원을 기록했다.


업종 내 최고 주주환원율


NH증권은 증권업종에서 가장 높은 주주환원율을 시현했다.

NH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50.5%,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고려한 총주주환원율은 약 59.8%로 업종에서 최고였다. 무려 13년 만에 자사주 소각 결정을 내리면서 기업가치 제고에도 박차를 가했다.

NH증권은 2022년 수익이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배당성향 81.0%를 기록하면서 신뢰성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NH증권의 2022년 당기순이익은 3029억원으로 전년 대비 67.4% 감소했다.

NH증권은 현재와 같은 이익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올해도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키움증권 김재철 연구원은 “현재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록하고 있지만 올해 경상적 이익이 증가하고 비용이 감소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개선세를 나타낼 증권업은 밸류업 대표 업종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NH증권은) 빠르게 회복하는 ROE 대비 여전히 낮은 PBR을 기록하고 있으며 업종 내 최고 수준의 배당성향과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8%대 중후반의 주주총수익률(TSR)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업종 내 최선호주를 유지한다”고도 평가했다.


실망감 안겨준 밸류업프로그램 가이드라인


그럼에도 투자 심리는 당분간 주춤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밸류업프로그램 가이드라인에 세제 혜택은 빠지고 사실상 자율 공시에만 그치게 되자 금융주들은 줄줄이 하락했다.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그리고 코스닥협회는 지난 2일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한국거래소 1층 컨퍼런스홀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에 발표된 건 가이드라인의 초안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후 준비된 기업부터 자율적으로 공시를 시작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상장사가 개별 특성에 맞춰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발전 전략을 자발적으로 제시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지배구조 등 비재무지표에 대한 개선 계획을 담도록 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를 반영하듯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모두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일제히 하락한 금융주와 더불어 NH증권도 일주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NH증권의 주가는 전일 대비 0.72% 하락한 1만2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이 발표되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실효성이 떨어지니 실망해서 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