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우리금융, 3대 금융지주와 실적·주주환원 격차 여전
- 우리금융 1분기 순이익 824억원…우리은행 비중 95.8% - 1분기 분기 배당금 180원·CET1비율 12.0%…3대 금융 대비 낮아 - 이성욱 CFO “구간 세부화해 현실성 있는 주주환원으로 확대할 것”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에도 3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금융지주)와의 실적 및 주주환원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와 관련한 배상 부담이 적었음에도 수익이 모두 줄었다. 기업대출 부실로 인해 대손비용도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주주환원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이지만 배당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여전히 3대 금융보다 현저히 낮아 비은행 등의 수익성 개선이 절실해보인다.
1분기 실적 저조한 우리금융
반전은 없었다.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중 홍콩ELS 손실 보상 부담이 가장 적었음에도 올해 1분기 실적 꼴찌를 면하지 못했다.
우리금융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1조14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줄었다. 순영업수익(2조5490억원)의 86.2%를 차지하는 이자이익은 2조1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으며 비이자이익은 5.7% 늘었다.
우리금융의 홍콩ELS 관련 충당부채 규모는 75억원으로 KB금융(8620억원), 신한금융(2740억원), 하나금융(1799억원)과 비교해 크게 낮다.
판매관리비는 소폭 줄었지만 그룹의 대손비용은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1분기 판매관리비는 1조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줄었으며 영업이익경비율(C/I Ratio)도 40.6%로 14.4%p 하락했다.
대손비용은 3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늘었으며 대손비용률은 0.40%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대손비용률이 0.38%, 하나금융은 0.25%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다.
이와 관련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 대손비용이 1870억원으로 경쟁 은행들 대비 많았기 때문”이라며 “중소기업대출 부실이 일부 발생하면서 실질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봤다.
주주환원책 구체화 언급했지만…CET1비율 ‘아슬’
실적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규모 면에서도 우리금융은 다른 3대 금융과 여전히 격차를 보였다. 배당 여력이 크지 않아서다.
우리금융은 올 1분기 주당배당금(DPS)으로 180원을 결정했으며 시장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3·6·9월에 분기별 균등배당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전년 말과 동일한 12.0%다.
우리금융 이성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금융의 현재 CET1비율은 12% 수준으로 연초 제시한 목표치 13%와 차이가 있다”며 “구간을 세분화하고 조기 달성해서 현실성 있는 주주환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KB금융의 DPS는 784원, 하나금융 600원, 신한금융 540원이며 각사의 CET1비율은 13.40%, 12.88%, 13.09%다. 배당 여력의 기준이 되는 CET1비율을 보면 우리금융이 가장 낮다.
다만 주주환원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지난해 약 34%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했고 현재 CET1비율이 12% 내외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단기적인 주주환원 측면의 업사이드(upside)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금융이 주주환원정책의 자본비율 구간을 세분화해 보다 정교하게 개편할 계획을 발표한 점은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비은행 개선 하세월…“그래도 가야 할 길”
그럼에도 우리금융의 중장기적 실적 및 주주환원 개선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1분기 기준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여전히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만큼 수익성을 뒷받침해 줄 비은행 부문 실적이 부실해서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 비중에서 95.8%를 차지하는 건 우리은행이다. 은행 다음으로는 자산규모가 큰 우리자산신탁과 우리자산운용의 비중이 각각 0.97%, 0.36%다.
지난해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이후 꾸준히 비은행 계열 인수를 위해 여러 매물이 언급돼왔으나 현재까지 추진된 매물은 없다. 최근 유력한 인수처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한국포스증권과 롯데손해보험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인수 시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이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인수를 추진하더라도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시장에서 우려하는 자본비율 부담은 걱정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증권 최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비은행 인수합병(M&A)은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온라인 소형 증권사인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물화된 롯데손해보험 인수도 검토 중으로 결국 인수가격이 관건”이라고 봤다.
이어 “시장의 관심이 자본비율 상향과 주주환원 확대 등 온통 밸류업에 쏠려있다 보니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M&A를 통한 비은행 확대는 궁극적으로 가야 하는 길이라는 점에서 검토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언급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