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하나금융, KB·신한 틈바구니 속 돋보인 주주환원

- 1분기 당기순이익 1조340억원 - 주당배당금 600원…신한금융 앞선 수준 - 한화증권 “은행지주 중 배당 매력 가장 높아”

2024-04-30     한지민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뒤를 이어 1조원을 넘어선 순이익을 거둔 가운데 크개 개선된 주주환원책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은 다른 경쟁사와 같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보상 등으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실적이 소폭 하락했지만 늘어난 이익이 비용을 상쇄했다.

KB금융과 같은 균등배당은 없었지만 하나금융은 주당배당금(DPS)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진행되는 상황도 구체적으로 밝혀 배당 매력을 높였다. 


핵심이익 증가한 하나금융


하나금융지주 1분기 그룹 NIM 및 이자이익, 비이자이익. [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26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1조5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은 2조2206억원과 512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 15.2%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7126억원으로 8.5% 감소했다.

수수료이익과 관련해 하나금융은 “수익성 제고를 통한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 전통IB 거래 증대에 따른 IB관련 수수료 회복, 퇴직연금 등 축적형 수수료 상승이 실적 개선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과 영업이익경비율(C/I Ratio)은 1.77%와 37.4%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1%p, 0.1%p로 소폭 줄었다. 물가 상승과 전산 투자로 비용이 늘었지만 전 분기의 특별퇴직 비용 등을 선제적으로 집행하며 효율성을 높인 결과다.

올해는 홍콩ELS 보상으로 비경상 비용이 소폭 늘었다. 일반관리비는 1조9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줄었지만 환차손실 813억원, 홍콩H지수 ELS 손실보상 1799억원으로 일회성 비용이 있었다. 또한 대손비용률은 0.25%로 전년 대비 0.11%p 감소했다.


균등배당 대신 일정 수준 분기배당 유연하게 


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그룹 자본적정성 및 주당배당금. [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하나금융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PS를 600원으로 발표했다. 이는 전년과 동일한 규모이며 신한금융(540원)을 앞선 수준이다. 또한 향후 기말배당은 경영실적, 자본비율, 총주주환원율 등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박종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배당 예측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균등배당이 가지는 장점이 있다”라면서도 “하나금융처럼 분기 일정 수준의 분기배당과 기말배당을 조화롭게 한다면 유연성에 대한 장점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 CFO는 “앞서 1월 달에 발표한 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 소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관점에서 볼 때 DPS를 유지 및 상향하는 정책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발표 이후 하나금융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실적발표 전일인 25일 기준 5만6600원이던 주가는 실적발표일인 지난 26일 6만원으로 6% 올랐다. 


전문가 “하나금융 배당 매력 유효”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의 주주가치 제고에 따른 배당 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KB, 신한금융이 분기별 균등 배당 정책 및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 확대를 통한 주주환원을 시행하는 것과 달리 이전과 동일하게 결산배당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주환원을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한 설 연구원은 “여전히 연간 DPS 기준 6% 수준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며 결산배당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 매력 관점의 접근이 유효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환율 상승 및 ELS 배상에 따른 리스크 증가로 인해 CET1 비율은 12.9%로 하락했는데 연말에는 13.0%로 마감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배당수익률은 올해 5.8%, 향후 3개년 평균 6.1%로 기대돼 상위 은행지주 중 배당 매력도가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 정광명 연구원은 “올해 1분기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에 이어 DPS도 600원으로 결정됐다”며 “올해 예상되는 실적 개선세와 총주주환원율 상향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 DPS는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