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장은] 금리인하 바람에 물가 ‘찬물’…주식·비트코인 휘청

2024-03-15     김은지 기자

시장에는 다양한 국내외 요인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리스크를 초래하는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뉴스와 증권사 리포트 분석 등을 통해 지금 국내외 시장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어떤 변수가 작용하고 있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래픽=김현지 기자]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물가가 문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 선결 조건으로 내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넘어서면서 금리인하는 여전히 어려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연준이 6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증시는 금리인하와 관련해 일부 탄력을 받다가도 다시금 위축됐다. 치솟다가 주춤하는 비트코인 가격도 금리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연준은 오는 19-20일 열릴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차례 연속 5.25-5.50%로 동결할 전망이다. 그 이후 오는 6월에는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일명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라고 불리는 경합주인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연준을 이자율을 정하는 작은 집단에 빗대며 “나는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계속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길 기다린다며 “멀지 않았다”,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해 금리인하 임박설에 힘을 실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의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 크리스티나 후퍼는 연준이 2분기 말 금리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올해 0.75-1.00%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문제는 美 물가


시장이 바라는 금리인하 추진에 한 가지 큰 걸림돌이 있다. 생각보다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물가상승률이다. 미국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였던 2%대를 넘어 3% 초반대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늘었다. 생산자물가지수(PPL)도 같은 기간 0.6% 상승해 예상치(0.3%)를 웃돌았다.

이는 1월 상승률인 3.1% 보다도 높은 수치인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1%)보다도 높은 수치다. 주거비와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이 특히 컸다.

이와 같은 물가 흐름에 빠른 시일 내 금리인하 시점을 점치는 연준의 스탠스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WSJ는 연준을 향해 금리인하 결정을 시사하지 말고 지금은 경기 과열을 경고할 때라고 짚었다.

WSJ는 같은 날 오피니언 기사를 통해 미국 CPI가 최근 3개월 보여준 연간 상승 속도는 지난 1년보다 빨랐다며 근원 CPI까지 고려할 경우 연준이 말한 목표치인 2%로 돌아가려는 움직임과는 정반대라고 언급했다.


금리 따라 기복 심한 시장 


비트코인 시세. [사진=업비트 제공] 

금리를 둘러싼 시장 분위기에 따라 증시는 하루 이틀 사이에도 오락가락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지난 14일 2700선을 넘어선 코스피는 미국 물가에 따른 투심이 위축되면서 하루 만에 다시 2670대로 밀렸다.

최근 다시 급등한 비트코인 가격도 물가 악재에 주춤했다. 지난 11일 업비트에 따르면 2022년 4월 이후 23개월 만에 1억원을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물가에 대한 우려가 나온 이후 다시 1억원 밑으로 내려갔다. 15일 오후 2시 48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9745만1000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이래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며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안타증권 강대석 연구원은 최근 비트코인 급등세에 대해 분산투자 및 다각화에 대한 수요라는 분석도 내놨다.

강 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국내 증시가 수혜를 입는 기간이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국내 물가 역시 낮지 않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낙관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주식은 물론 비트코인 역시 금리인하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가격이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14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이 예상한 물가 상승률은 점차 둔화해 연말에는 2%대 초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지난달 기준 일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0%, 물가 인식은 3.8%에 달한다. 한은도 2%대 물가 안정을 확신하기에는 이르다고 언급한 배경이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