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삼성생명, 밸류업 발표 이후 주주환원 이상무…영업력 재고삐
- NDR서 배당성향 35-45% 범위 제한 안 둬 - 희미한 밸류업 발표에도 자사주 소각 긍정적 - 건강보험시장 점유율 10%에 생·손보 1등 목표
정부가 추진해온 밸류업 프로그램이 1차적으로 발표된 가운데 삼성생명이 기존에 발표한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내 자본정책을 구체화할 만한 세부 내용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자사주 소각 등의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전속설계사들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영업력이 있다. 삼성생명은 법인보험대리점(GA)보다 전속설계사를 통한 경쟁력이 있다. 최근 기업설명회(NDR)를 토대로 건강보험 신계약에서 삼성생명을 따라잡을 회사는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장기 밸류업 기대감에 주가 다시 고개
삼성생명은 지난해 주당배당금(DPS)을 전년 대비 23% 늘린 3700원으로 결정했지만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구체화하기로 하며 말을 아꼈다. 현금 배당성향은 35~45% 목표로 하겠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만 비쳤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하며 그 윤곽을 드러냈다. 하지만 강제성은 없이 세금 혜택이나 포상 주기 등의 인센티브안만 언급된 데다 그 마저 구체적인 내용은 없어 시장에 다소 실망감을 안겼다.
이에 해당 발표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책 등을 제시하겠다는 삼성생명의 계획은 다소 틀어진 셈이 됐다. 삼성생명의 주가가 지난달 26일과 27일 각각 3400원, 100원 하락한 걸 보면 세부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을 일부 반영했다고 해도 무방해보인다.
다만 밸류업 프로그램이 중장기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는 이내 상승세를 회복했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기대감이 한번 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 주가는 배당 정책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사주 소각 가능성 여전히 높아
이번에 열린 NDR에서도 삼성생명에 대한 배당 의지는 재확인돼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자사주 소각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생명이 앞서 제시한 환원율(35-45%)은 변함없으나 굳이 그 범위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보유한 자사주 비율은 10.2%이며 아직 소각이 결정된 바는 없지만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에 대해 소각이 제한될 이유는 없다는 언급도 있었다. 이에 박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에 있어 전향적인 스탠스를 내비치고 있어 소각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근거가 되는 건 영업력에 기반한 수익 창출력이다. 삼성생명은 전속 설계사를 기반으로 국내 최대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이 지속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이는 3조원에서 3조5000억원이 목표인데 내달부터 건강보험 요율 조정이 예정된 데 따른 절판 효과로 보장성 보험 신계약은 월 평균 160억원을 달성 중이다. 이는 기존 경영계획보다 20억원이 많은 수치다.
CSM 조정은 있겠지만 다른 경쟁사들에 비하면 변동성이 크지 않아 펀더멘털도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계리적 가정으로 2700억원, 금융감독원의 실손보험 가이드라인 변경으로 5400억원이 비경상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정도다.
건강보험시장 중심 성장 기대감
삼성생명은 건강보험시장과 관련해 매년 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관련 시장점유율(MS)이 6-8% 수준인데 올해 10% 이상으로 높게 설정했다. 생손보 통합 전체 1등이 목표여서다.
건강보험 배수가 다른 손해보험회사나 경쟁사와 비교해 높은 이유는 전속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전속채널의 건강보험 평균 배수가 17배인데 반해 GA는 11배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밖에 투자손익은 대체 자산 비중을 늘리면서 증가시킬 계획이다. 박 연구원은 “별도 기준은 투자손익이 거의 없으나 연결 쪽이 관건”이라며 “연결 투자수익은 대체자산 비중을 늘리면서 향후 3년간 투자손익 증가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제고시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자산의 경우는 안정성에 주력하는 전략이다. 국내 부동산 PF에 대한 총 익스포저는 4조7000억원 규모이며 적립 충당금 규모는 590억원이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총 5조2000억원으로 더 높지만 별다른 손상이나 부실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