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PF 잘하던 하이투자증권, 충당금 부담 지속되나
-하이투자증권, 지난해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99% 감소 -지난해 4분기 충당금 800억원 적립…연간 1300억원 -자기자본 比 PF 익스포저 감소…2020년 137%→지난해 79%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 비중이 높았던 하이투자증권이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이투자증권의 PF 익스포저는 업계에서 높은 편이다. 부동산 시장이 악화된 가운데 하이투자증권은 경쟁사보다 충당금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하이투자증권은 PF 익스포저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면서 부동산 금융 이외 다른 부문들에 대한 사업 다각화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하이투자증권, 지난해 4분기 85억원 영업손실
DGB금융그룹은 지난 7일 하이투자증권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2억원을 남겼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99% 감소한 수치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 56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9% 줄었다. 순영업수익도 16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하이투자증권은 85억원의 영업손실, 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368억원, 당기순이익은 298억원이었다.
4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은 직전 분기 대비 33% 감소한 105억원을 남겼으며 자산관리(WM)수익도 같은 기간 6% 감소한 2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사업 부문 중 유일하게 IB‧PF 수익이 늘기는 했다. 해당 수익은 직전 분기 대비 81%, 전년 대비 84% 증가한 212억원이었다.
충당금 규모 전년 대비 증가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부동산 PF와 관련한 충당금을 800억원 규모로 적립했다. 지난해 연간 충당금 적립금액은 약 1300억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2022년에도 연간 11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한 바 있다. 2년 연속 적지 않은 규모의 충당금을 연속으로 적립해 온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이투자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비중이 높기 때문에 실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는 79%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3419억원 규모다.
이는 부동산 PF에 대한 하이투자증권의 수익 의존도가 높은 영향 때문이다. 순영업수익 1692억원 중 IB‧PF의 비중이 약 55%다. 이외 부문의 경우 상품운용 63%, 브로커리지 32%, WM은 7%에 불과하다.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직전 분기 대비 3.64%p 감소해 마이너스까지 내려갔다.
PF 힘 빼기…다른 사업 수익 규모 확대
하이투자증권은 PF 익스포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운용 부문의 수익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동시에 부동산 PF에 대한 사업 규모를 줄이고 수익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증권사는 PF 개발과 관련된 특수목적법인(SPC)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채권에 대해 매입 확약을 한다. 해당 채권에 문제가 생기면 증권사가 인수하겠다고 약속하는데 이때 발생한 우발채무가 PF 익스포저다.
증권사는 확약을 잡아놓았던 채권에 대한 새로운 투자자를 구해서 채권을 매각하는 셀다운 방식으로 PF 익스포저를 줄여나간다.
하이투자증권은 연마다 PF 익스포저를 줄여왔다. 하이투자증권의 PF 익스포저는 2020년 137%까지 올라갔다. 다만 이후 2021년(124%) 2022년(93%) 2023년(79%)마다 감소 추세를 이어왔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올해는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PF 뿐만 아니라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사업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계속해서 해나갈 것”이라며 “부동산 PF 이외 다른 사업들을 키워서 수익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시장 상황이 어떨지는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재무적인 충격이 크지 않도록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