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대신증권, 달라진 조직도 ‘무게중심’…부담 늘어난 오익근 대표
최근 3개년 조직도 변동…사장-부사장-대표이사로 문책경고 받은 양홍석 사장 소명 부담도 더해져 대표이사직 부담 늘었지만 보수 줄어…오너일가 보수는 2018년 대비↑
최근 3개년 대신증권의 달라진 조직도가 눈길을 끈다. 2018년 오너일가인 양홍석 사장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조직 구성이 지난해부터 대표이사 중심으로 달라진 모습이다.
조직 구조상 대표이사가 조직 전반을 총괄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현 오익근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진 양상이다. 더욱이 오 대표는 최근 라임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문책경고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양 사장에 대한 소명 부담도 안게 되면서 오너리스크가 더해졌다.
다만 역할이 중차대해진 대표이사직의 보수는 다소 줄어든 반면, 조직도에서 자취를 감춘 오너일가의 보수총액은 2018년보다 증가하며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양홍석 사장, 2018년 조직도에 중심부
양홍석 사장은 2010년 별세한 대신금융그룹의 창업자 고(故) 양재봉 회장의 손자이자 이어룡 현 회장의 아들이다. 양 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 지분 9.08%를 보유해 대신증권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양 사장은 2018년 조직도상 대부분의 사업 부서를 총괄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2019년 주주총회 공시를 통해 공개된 2018년 말 기준 조직도에 따르면, 양 사장이 비서/브랜드 본부와 경영전략총괄(CSO), 경영지원본부, IT본부, 스마트 Biz본부, Research&Strategy 본부, 홍보담당, Solution&Product 사업단, WM사업단, 리스크관리담당, 정보보호담당, 준법지원담당 등을 총괄하는 구조였다.
이는 조직도상 당시 대신증권의 대표이사였던 금융투자협회 나재철 회장이 상품기획부와 랩사업부, 신탁사업부 등을 거느린 고객자산본부와 IB와 PF부문으로 나뉘는 IB사업단 등 2개 조직만 연결된 것과 대비된다.
2019년 부사장에서 2020년 대표이사 중심으로
대신증권은 2019년 사장에서 부사장 중심으로 조직도를 수정했다. 나 전 대표는 고객자산본부와 IB사업단과 함께 준법지원부문을 맡게 돼 이전보다 책임이 늘었으며, 당시 부사장이었던 오 대표가 나머지 본부를 도맡는 구조가 됐다.
그후 1년 만에 대신증권은 지난해 취임한 오 대표가 모든 사업을 총괄하는 구조로 또 한 번 개편했다. 2020년 말 기준 조직도에 따르면, 오 대표가 감사를 제외한 모든 사업 본부 등을 관할하는 구조다.
지난해 이후 특이점은 별도로 사장이나 부사장이 조직현황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임 늘어난 오익근 대표, 라임 사태 문책경고 양홍석 사장 소명 부담도
조직도상 대표이사 중심의 개편이 이루어진 것과 동시에, 오 대표는 라임 사태와 관련 문책경고를 받은 양 사장에 대한 소명 부담도 안고 있다.
라임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판매 증권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일부 문책경고를 내린 가운데, 오너일가인 양 사장 역시 문책경고 대상으로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중징계 확정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양 사장에 대해 문책 경고를 의결해 현재 금융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단계에 있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는 강도가 높은 순으로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문책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되는데, 임원 중징계는 확정 전까지 비공개가 원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알려진 금감원 제재심 결과에 따르면, KB증권 박정림 대표에 대해 문책경고가, KB증권 김성현 대표에게는 주의적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대신증권 나재철 전 대표는 KB증권 윤경은 전 대표, 신한금융투자 김형진 전 대표와 함께 직무정지가 부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양 사장 역시 문책경고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너리스크가 부각됐다.
오 대표는 대표직에 오르기 이전인 2019년까지 판매된 라임펀드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지난해 10월 29일부터 3차례에 걸친 제재심에 모두 출석해 대신증권의 입장을 소명해왔다. 남은 심의에서 오 대표는 양 사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적극 소명을 이어갈 전망이다.
부담 늘어난 대표이사직 보수 줄어…오너일가는 2018년 이후↑
라임사태로 인해 오 대표의 어깨는 무거워졌지만, 그의 보수총액은 이전 대표에 비해 줄었다.
반면 오너일가인 이 회장과 양 사장의 보수총액은 2018년 이후 늘어났다.
2018년 이 회장과 양 사장의 보수총액은 각각 25억6400만원, 12억1200만원이다. 당시에 나 전 대표의 보수는 7억700만원으로, 이 회장의 보수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2019년 이 회장의 보수총액은 28억3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억7200만원이 늘어났으며, 양 사장의 보수총액도 16억5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억4200만원 증가했다. 나 전 대표는 28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배 가까운 보수총액을 받았다. 다만 퇴직금(17억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보수는 11억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인상 수준은 양 사장과 유사하나 여전히 그에 미치지는 못했다.
지난해의 경우 이 회장과 양 사장의 보수총액은 전년보다 1억1900만원 낮았으나 2018년보다는 인상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오 대표의 보수총액은 5억3500만원으로 나 전 대표가 받은 보수총액보다 낮았다. 리스크 부담은 늘었지만 보수는 이를 따라잡지 못한 셈이다.
한편, 지난해 1월 오 대표 취임 이후 영업실적은 업황 호황 등과 함께 향상됐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9.8% 급증한 2490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643억원으로 전년 대비 74.8% 늘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