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교보증권, 공모채 발행 박차…사업영역 확대
2019년 이어 두 번째 발행 성공…신규 투자재원 마련 지난해 자기자본 1조 돌파…재무개선 토대로 사업 확장 대비
교보증권이 공모채 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는 채무상환을 통해 자금 사용 만기를 늘리는 목적이지만, 운영자금으로 활용해 사업영역 확대를 대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6일 공모채 발행에 앞서 교보증권은 디지털 플랫폼 구축과 신사업 추진을 위해 이석기 전 교보생명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지난해 순익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디지털 혁신과 IB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 1일에는 총 30개국을 대상으로 한 해외채권 MTS 서비스를 개시하며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공모채 2천억서 3천억으로 증액 발행…투자수요 8천억 몰려
교보증권은 올해 상반기 공모채 발행을 3년 단일물로 2000억원을 설정했으나, 지난달 29일 수요예측 이후 그달 말일 3000억원으로 상향하고 목적 등을 수정해 정정 공시했다. 국내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총 64건에 8800억원 가량 투자수요가 몰려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면서다.
국내 기관투자자 중 집합운용사는 전체 64건 중 43건으로 5100억원을 차지했으며, 투자매매 중개업자(13건)는 2000억원, 연기금·운용사·은행·보험(8건)은 17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최종 조달금리는 1.476%로, 앞서 1.5% 초반대에 결정될 것이라는 예측보다 낮은 수준이다. 상환기한은 2024년 4월 5일이며, 대표주관과 인수단은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이 맡았다.
이번 공모채 발행은 교보증권이 2019년 공모채를 발행한 이후 두 번째다. 2019년에는 모집금액 2500억원에 1조430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모집금액이 4000억원으로 증액됐다.
지난해 재무개선 뒷받침…신용등급 개선도
이같은 공모채 발행이 있기까지 교보증권은 꾸준한 재무개선과 실적 개선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 교보증권은 2000억원 규모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그 결과 3분기 말 자기자본 규모는 1조원대에 처음 진입해 1조2311억원이 됐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영업용순자본비율도 2019년 말 356.1%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416.7%로 향상됐다.
지난해 순이익은 1000억원을 처음 돌파하기도 했다. 2019년(850억원) 대비 지난해 순이익은 약 1059억원으로 24.6% 증가했다. 지난해 증시 열풍이 일면서 위탁매매와 자기매매 수익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위탁매매와 자기매매 수익은 각각 2006억원, 1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47.4%, 38.8% 올랐다.
아울러 교보증권은 지난해 11월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를 통해 신용등급이 AA-로 한 단계 올랐다. 한국기업평가는 경쟁사 대비 시장지배력이 우수하고 유상증자로 자본완충력이 개선됐으며 위험인수성향이 보수적이고 리스크 관리 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빌린 자금 만기 늘리고 사업영역 확대 대비 투자재원 확보도
교보증권은 이번 공모채 발행에 대해 “당사의 단기차입비중 축소를 통한 자금조달구조 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채무상환 자금 용도 및 사업영역 확대를 대비한 투자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운영자금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모채 3000억원 규모 중 채무상환자금으로는 기업어음증권에 2000억원이 활용된다. 조달 자금은 최대 내년 7월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을 차환해 만기구조를 장기화하고 안정적인 상품을 운용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내년까지 사용될 예정인 1000억원 규모는 사업영역 확대를 대비한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사용될 계획이다. 금번 사채발행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은 실제 자금 사용일까지 은행예금 등 안전성이 높은 금융상품을 통해 운용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교보증권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혁신 기조에 발맞춰 디지털 관련 사업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교보증권이 설립한 VC사업부는 핀테크나 ICT, 인공지능 등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지난 1일에는 MTS 내 해외채권 서비스를 개시했다. 교보증권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총 30여개 국가에서 해외채권 상품을 실시간 매매하거나 환전까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더 나아가 교보증권은 사회책임투자채권인 SRI채권 발행에도 합류할 계획이다. 교보증권은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으로 SRI채권을 발행해 동종업계의 흐름에 발맞출 전망이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