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신한금융, 3분기 누적 최고 순이익에 가려진 비은행 실적 부진 ‘시그널’

- 이자수익 탄력받은 은행 외 비은행 주요 계열 실적 부진 - 신한금투, 사모펀드 충당부채에 하나금투 순이익 1/10 수준 시현 - 분기배당 결정했지만 주가 미지근…기업 가치 제고 노력 검토 필요

2021-10-27     김은지 기자
3분기 포괄손익계산서 요약 및 일회성 요인. [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신한금융그룹이 3분기 누적 최고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자이익 증가와 판매관리비 감소가 은행 실적을 견인했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사모펀드 분쟁 등으로 발생한 사적 화해 비용에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으며 신한카드도 비이자이익이 줄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

실적 발표 후 분기배당도 결정됐지만 주가는 이내 떨어진 모습이었다. 가계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영향으로 이자 수익은 늘고 점포 통폐합 등으로 비용은 절감돼 실적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이를 넘어선 그룹 자체의 브랜드 가치 제고가 필요해 보인다.


은행·캐피탈 외 부진했던 자회사 성적표


26일 신한금융그룹이 발표한 3분기 경영실적 현황에 따르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5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했다. 이는 분기 누적 역대 최고 실적이다.

다만 3분기 연결기준 지배주주당기순이익은 1조 115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9% 감소했다.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 중 캐피탈사의 순이익은 늘었지만 나머지 자회사는 감소한 영향이다.

순이자이익이 늘고 판매관리비가 감소하면서 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759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3%, 전년 대비 21.6% 늘어났다. 신한캐피탈의 3분기 순이익(780억원)도 전분기 대비 7.5%, 전년 대비 54.5% 증가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은 4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1.2%, 전년 대비로도 65.0%가 줄어들었다. 판매했던 사모펀드 등에 대한 충당 부채가 영업 외 손실로 829억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신한카드의 순이익(1720억원)은 지난해보다는 2.3% 늘었지만 전분기보다는 13.8% 줄었다. 주로 비이자이익 감소와 충당금 부담 증가의 영향이다. 그룹의 비이자 이익은 80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4% 줄었는데, 이는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을 비롯한 수수료 이익 감소 영향이 컸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된 신한라이프는 순이익이 930억원으로 합병 전 양사 이익 합산 기준 전분기 대비 27.8% 감소했다. 통합 이후 발생한 비용과 보증준비금 부담이 반영되면서다.


은행 실적 방어에 분기배당 결정됐지만…떨어진 주가


은행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추이. [사진=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신한금융그룹의 이번 3분기 실적은 ‘은행이 다했다’고 과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기조로 은행의 대출금리가 오른 데다, 대출여력이 남은 상태에서 원화대출금이 전분기 대비 1.7% 증가하며 전분기와 유사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룹 기준 순이자마진(NIM)이 1.8%로 전분기 대비 상승한 영향에는 은행의 NIM이 줄어든 타사와 달리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인 1.4%로 방어된 요인도 있었다. 이에 그룹 이자이익은 2조 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0%, 전분기 대비 3.0% 증가하는 수치를 나타냈다.

이같은 이자이익 실적은 비이자이익 감소와 상대적으로 높은 대손비용률 영향을 상쇄했다. 그룹 비이자이익은 800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4% 줄었고 대손비용률은 0.21%로 전분기보다 늘어난 2060억원이 반영됐다.

이번 실적 호조에 힘입어 신한금융지주는 분기배당 결정을 발표한 상태다. 규모는 보통주 시가의 0.66%인 주당 260원 기준 총 1388억5955만원으로, 주당 300원 수준이었던 지난 분기보다는 감소했다.

분기배당은 실적과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금융지주가 고민한 결과의 산물이다. 이에 신한금융지주는 앞서 상반기 금융권 최초의 분기배당 발표로 주목 받은 바 있다.

분기배당을 도입하면 주주들의 충성심이 높아지면서 장기 보유 주주가 늘고 연말 배당과 동시에 주가가 떨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며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신한금융지주는 분기배당 언급 하루 만에 주가가 고꾸라졌다.

21일부터 주가는 4만원선을 유지하다가, 실적 발표가 있던 26일 장중 4만900원으로 최고점을 찍고 4만700원으로 장마감했지만, 이날(27일) 신한지주는 전일대비 -2.83%(1150원) 떨어진 3만9550으로 거래를 마쳤다. 물론 분기배당이 실제로 실시되는 시점까지는 다시 오를 전망이지만, 실적 발표 하루 새에도 주가가 더는 탄력 받지 못한 점이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도 대부분 목표주가 상향보다는 ‘유지’를 택하며 4만8000원~5만3000원 수준을 나타냈다.


분기배당 결정에도 주가 부진 영향 살펴야…기업 가치 제고 필요


27일 신한금융지주 주가. [사진=네이버금융 제공] 

비은행 실적 부진의 원인이 모두 같지는 않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가한 증권사의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리스크가 두드러져 보인다. 4대 금융지주사의 증권 자회사 중 하나금융투자만 해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4095억원을 달성하며 10배 규모가 넘는 실적을 거뒀다. 아직까지 증시 유동성이 활발한 가운데 특별한 금융상품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은행업종 최초 분기배당 지급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금융상품 관련 노이즈 해소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은 연구원은 분기배당 관련 “은행업종 최초의 분기 배당 지급으로 균등배당이 아니었다는 점은 아쉬우나 주주환원율을 높이기 위한 경영진의 의지와 노력은 충분히 높게 살만하다”며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는 내년 이후로는 정상적인 분기 균등배당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금융상품과 관련해서는 “3분기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여전히 금융상품 관련 노이즈가 잔존하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라는 점은 이해하나 단기적으로 타행대비 실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인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영업력 약화 우려로 확대해석될 수 있는 만큼 조속한 해결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을 위한 디지털 혁신과 고객기반 확대를 내세우며 그룹 디지털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상황이지만, 정작 주가는 3개월 째 4만원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분기배당도 쉽사리 정례화를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을 볼 때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이 보다 필요해 보인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