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현대차 시총 넘보는 카뱅…대출 성장 과제 남아

시총 43억원대…현대차와 2조원 격차 금리 상승에 대출수요로 수익성 확대 중금리대출 보완하는 대출 다변화 전략 요구돼 자금조달비용 대비 금리 인하 여력 분석도

2021-08-18     김은지 기자
영업이익 및 순이익. [사진=카카오뱅크 홈페이지] 

카카오뱅크가 국내 시가총액 8위인 현대차 자리를 넘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0% 넘게 오른 실적으로 주가가 급증하면서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카뱅은 연내 주택담보대출 계획도 발표해 대출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다만 설립 취지대로 중금리대출을 안정적으로 늘려나가는 동시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일이 성장 과제로 주목된다.


호실적 거둔 카뱅…시총 규모 현대차 육박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올 2분기 692억원의 순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지난 1분기 순익(467억원)을 포함한 상반기 누적 순익은 1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453억원) 156% 성장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7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1분기 대비 48% 증가해 우상향이 지속되고 있다. 기타영업이익에서 일회성으로 발생한 부실채권 매각이익이 116억원인 점을 감안해도 지난 1분기 대비 26% 증가했다.

카뱅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말 1.68%에서 올 상반기 1.89%까지 올랐다. 이는 은행권 NIM 상승률 중 최고치다.

이같은 실적을 거두면서 카뱅은 13일부터 이날(18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카뱅은 18일 오전 9시45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500원(5.15%) 상승한 9만1800원을 기록했으며, 오전 한때 9만4400원으로 최고점을 찍기도 하면서 52주 최고가인 8만9100원 위로 거래됐다. 

그 결과 카뱅의 시총은 43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시총 8위인 현대차(45조2977조원)와는 불과 2조원 차이를 두게 된 셈이다. 카뱅의 시총은 이미 금융사 수준을 뛰어넘었다. 2분기 순익은 KB국민은행 순익(7376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나, 시총은 금융지주 1위인 KB금융의 시총인 22조원보다 2배 더 높았다.


대출로 수익성 늘어난 카뱅…성장 요소 관건


2분기 영업수익. [사진=카카오뱅크 홈페이지] 

이번 분기 카뱅의 호실적은 대출 덕이 컸다. 시장금리 상승이 대출에 반영된 데다 대출수요 자체가 늘면서 이자이익이 올랐다. 올해 상반기 카뱅의 이자수익은 1792억원으로 1분기 대비 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에서 72%의 비중을 차지했다.

올 상반기 오른 시장금리가 반영된 결과, 카뱅의 여신 평균 이자율은 올해 상반기 3.15%로 지난해 말인 3.08%에 비해 0.07%p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카뱅의 여신은 지난해 말 20조3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3조1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늘어난 저원가성예금 비중도 대출의 수익성에 기여했다. 카뱅은 지난해 말 부터 55%대였던 저원가성예금의 비중이 올 상반기 56.2%까지 올라가면서, 낮은 비용으로 대출을 조달하는 동시에 대출 이자로 인한 수익을 늘릴 수 있었다.

다만 예금 비중을 특별히 관리하고 있진 않다는 게 카뱅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실적 발표를 통해 “고객의 사용성에 맞춰서 수신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고객 수의 증가에 따라서 수신고가 늘어나는 추세로 앞으로 일정 기간 동안은 여신 증가 규모를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카뱅은 비이자이익을 통해서도 대출 등을 포함해 수익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 체크카드나 10대전용 MINI카드, 펌뱅킹, 오픈뱅킹 등을 통해 벌어들인 카뱅의 수수료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342억원) 402억원으로 늘었다. 아울러 플랫폼을 통해 타사 증권계좌개설이나 연계대출, 제휴신용카드, 광고 등으로 수수료 수익 205억원을 거뒀다. 이중 연계대출 취급액은 5990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30% 증가했다.

이를 토대로 보면, 카뱅은 대출을 통해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을 아울러 거두고 있다. 카뱅의 대출 성장세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카뱅의 시장가치 중 은행으로써 좋은 평가를 받는 근간은 뛰어난 성장성에 있다”며 “단 업종 전반의 대출시장 환경과 동사가 처한 중신용대출에의 도전 과제를 고려하면 신용 외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중금리대출 보완하는 대출 다변화 전략 요구돼


상품별 여신 잔액 추이. [사진=카카오뱅크 홈페이지] 

카뱅은 선도적인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설립 취지에 따른 중신용대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다만 이를 보완하는 다양한 신규 대출 취급이 향후 은행으로서 제 역할을 가능하도록 하는 과제로 평가된다.

카뱅은 중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규모를 3년 내 30%, 올해 말 20% 목표로 확대할 방침인데, 이를 위해 중금리 관련 신용평가모형(CSS) 모델링과 자체 상품 취급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카뱅은 지난 4년 동안 CSS모델링을 카카오뱅크 스타일로 고도화시키고 있는데, 이는 대출 고객 기반을 늘리기 위한 카뱅의 대표적인 전략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 에코시스템에 있는 데이터와 통신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서 CSS 고도화한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전체 신용대출의 10%를 중금리 실적으로 취급해왔고 그 10% 실적으로 인한 성과가 전체 연체율이 0.20%정도로 될 정도로 양호하다”며 “이 CSS모델을 토대로 인입되는 고객들을 지금보다 훨씬 많이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인입되는 고객을 늘려 와서 CSS모델링을 특별히 바꾸는 것이 아니라 트래픽을 늘려가면서 중금리를 확대하는 것이 첫 번째 방향성“이라며 “과거에는 중금리 관련 특별한 혜택을 주거나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첫 달 대출이자 지원 같은 프로모션 등을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자체 중금리 상품을 만들어 자체 상품을 취급하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중금리는 대부분 걱정하시는 것처럼 위험성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6월 이후에 취급했었던 실적을 보면서 추후 3분기 실적이 나오면 전략 방향을 수정할 생각도 있다”면서도 “그 실적이 어느 정도 가시화될 때까지는 현재 말씀드린 방향으로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뱅은 중금리대출에 대한 보완으로 주택담보대출 도입 등도 추진 중이다. 윤 대표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올해 말 출시를 생각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초에는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중신용대출 비중을 올해 말 21%까지 확대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기존 대출의 총량 관리가 필요하므로, 전체 대출성장률의 핵심은 보증금대출과 연내 출시할 모기지론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측면에서도 현 수준 이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연 확장이 요구된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보이는 은행업종 내에서의 시장점유율 확장을 고려해도, 현재의 시가총액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은행을 넘어 플랫폼으로써의 가치 평가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며 “증권계좌, 연계대출, 제휴 신용카드 외의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이 필연적이며 이를 통해 가치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저원가성 예금 및 모임통장 비중 및 자금 조달 비용률. [사진=카카오뱅크 홈페이지] 

한편, 카뱅은 낮은 자금조달비용에 따른 금리 인하 여력이 있음에도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뱅의 자금조달비용률은 지난해 말 1.04%에서 올해 상반기 0.77%로 크게 떨어졌다.

이밖에도 카뱅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실행하는 연계대출을 통해 고객을 제2금융권으로 내몬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카뱅은 연계대출 중개를 통해 수수료를 2.25%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