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동양생명, 이차익 급증에 호실적…우리금융 지분 매각 배당 기대↑
당기순익 급증에 이차익·비차익 기여 업계 신계약 부진에도 기타 보장성 판매로 수익성 개선 우리금융 지분 매각 환입도…업계 최고 배당률 전망
동양생명이 상반기 이자율차이익(이차익) 급증에 힘입어 호실적을 달성했다.
사업비차이익(비차익)도 증가해 마진폭이 개선되면서 위험률차이익(사차익) 감소도 상쇄했다.
여기에 동양생명은 보유 중이던 우리금융지주 지분도 전량 매각해 3분기 환입 예정으로 배당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당기순익 전년 동기 대비 71.1 급증…이차익 영향 커
동양생명이 지난 11일 공시한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46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854억원) 대비 71.1% 급증했다.
이같은 기록은 전년동기 대비 크게 개선된 이차익의 영향이 컸다. 보험회사의 총이익은 크게 이차익, 비차익, 사차익으로 나눠지는데, 이중 이차익은 실제 투자이익률과 예정투자이익률과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말한다.
동양생명의 올 상반기 이차익은 7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76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46%로 전년 동기 대비 0.09%p 올랐다. 채권이나 대출 등 이자소득자산 중심으로 자산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셈이다.
반면 수치가 낮을수록 이익 지표에는 도움이 되는 평균부담이율은 전년 동기 대비 비율이 감소했다. 평균부담이율은 동양생명이 추후 계약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험부채의 규모와 평균 금리로, 전년 동기 대비 0.11%p 떨어진 3.59%을 기록했다.
기타 보장성 보험 판매 증가에 수익↑…코로나19 기저효과에 사차익은 주춤
이차익 뿐 아니라 실 사업비와 예정사업비 차이로 발생하는 비차익 역시 증가한 반면,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따라 사차익은 줄었다.
먼저 비용 효율화 및 질적 성장으로 상반기 비차익은 전년 대비 32.2% 증가한 789억원을 달성했다.
비차익 구성 항목 중 관리비차손익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1221억원을 기록했다. 마진율은 54.9%로 지속적으로 50% 이상 마진율을 달성 중이다.
신계약비차손익은 손실 규모가 -627억원에서 -432억원으로 줄어 비차익 증가에 기여했다.
이는 수익성이 좋은 ‘기타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기타 보장성 보험 연납화보험료(APE)는 26.3%로 크게 증가했다. 기타 보장성 보험에는 질병보험, 상해보험 등이 속한다.
올 상반기 실적 결과, 판매 채널 전 부문에서 기타 보장성 보험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전속채널에서 파이낸셜컨설턴트(FC)채널을 통한 기타 보장성 APE는 전년 동기 대비 0.6% 성장한 208억원을 기록했으며, 다이렉트 채널에서는 5.9% 늘어난 291억원을 기록했다.
비전속채널 중 법인보험대리점(GA)은 기타 보장성 APE가 82.8% 성장한 449억원을 기록했다. 방카슈랑스채널도 15.3% 증가한 307억원으로 성장했다.
기타 보장성 보험 판매로 신계약마진이 늘면서 수익성은 개선됐다. APE 대비 신계약마진은 21.2%로 전년 동기 대비 9.1%p 증가했다.
다만 APE나 보장성 APE 자체의 규모는 줄어들었다. 상반기 APE는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한 3780억원이었으며, 보장성 APE도 20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로 줄었다.
실제 사망률과 예정 사망률 차이로 발생하는 이익인 사차익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해에 이어 다소 주춤했다. 동양생명의 사차익은 올 상반기 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위험보험료로는 2567억원을 거뒀으며 사고보험금으로 2081억원이 지출됐다.
지난해 동기 사차익은 505억원으로, 위험보험료와 사고보험금은 각각 2501억원, 1996억원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 등이 줄면서 사망 및 상해 사고가 줄어들어 전체적인 보험금 지급이 감소한 결과다. 이에 작년 상반기 20.2%였던 위험률차마진율은 올 상반기 17.7%로 떨어졌다.
업계는 지난 4월까지 누적 신계약 판매가 부진했음을 감안하면 이익이 양호하지만 성장 측면에서는 큰 진전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종신/CI의 상품 경쟁력 약화라는 업계 공통요인 속에 기타보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신계약 판매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익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지표 및 성장 측면에서는 부진하였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올 상반기 신계약가치(VNB)는 동기간 APE가 감소함에도 마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기타보장성 APE가 증가해 상품 mix 개선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업계 전반의 신계약 부진에서 동사도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면서도 “APE 규모의 감소를 감안해도 분기 300억원 이상의 신계약가치는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금융지주 매각에 차입 반영 3분기…업계 최고 배당 수익 기대
동양생명은 이같은 수익 개선세 외에도 지난달 우리금융지주 보유 지분 3.74%를 전량 매각하면서 환입이 발생함에 따라 배당 수익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실적간담회 주요 질의에서 동양생명은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2016년 말에 취득해 5년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를 매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시너지와 협업이 있었다고 생각되는데 새로운 투자 기회 확보 및 향후 제도 변경에 따른 선제적인 대응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전량 매각한 데 따른 처분이익은 694억원으로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에 따른 환입은 배당재원으로 활용돼 업계 최고의 배당 수익이 기대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일시적인 손해율 개선도 예상돼 3분기 당기순이익은 983억원(+337% YoY)으로 추정된다”며 “이때 연간 배당성향이 평년 수준인 30%로 회복될 경우, 올해 기대 배당 수익률은 8.6%로 보험주 중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비경상적 매각 이익에 대한 배당재원 포함여부는 아직 미정이지만 KB증권에서는 포함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예상 배당수익률은 7%”라고 내다봤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오는 3분기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익 세전 약 690억원이 반영되면 경영진은 이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연간 배당수익률은 보험업 최고 수준인 6.8%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난해 동양증권의 배당성향은 26.7%로 배당수익률은 5.9%(주당배당금 220원)였다. 동양증권은 “손익규모 확대에 기반한 안정적인 배당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