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테이퍼링 논의 개시 기대
국내 금리인상 예상 시기도 연내 가능성 커져

지난 4월 시장참여자들 대상 자산매입 규모 서베이. [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지난 4월 시장참여자들 대상 자산매입 규모 서베이. [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오는 9월 자산 매입을 축소해 유동화를 줄이는 테이퍼링 논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금리인상 시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하나의 신호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당초 예상된 2023년 말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연준은 FOMC 6월 정례회의에서 기존 ‘제로 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점도표상 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2023년 상반기로 앞당겼다. 더불어 경제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경제 성장세 가속화와 물가 상방 위험에도 대응할 필요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6월 FOMC에서는 올해 4분기의 전년대비 GDP성장률 전망을 기존 6.5%에서 7.0%로 상향 조정하고, 2022년과 2023년에 대해서도 3.3%와 2.4%로 기존(2.2%)보다 높게 제시했다.

물가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올해 4분기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상승률은 기존 2.4%에서 3.4%로 크게 올랐다.

점도표의 경우 2023년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전체 18명 중 13명에 달했다. 올해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응답자도 기존 4명에서 7명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변화로 금리인상에 대한 점도표 상향 조정에 관심이 높지만, 파월 의장은 FOMC 참여자들의 관심이 먼 미래의 금리인상보다는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 역시 금리인상과 직결된 요인이기 때문이다.

올 가을에 일부 고용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오는 9월 테이퍼링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파월의장은 최근 노동시장 회복이 더딘 이유 몇 가지를 들었는데 올 가을 경 보육시설 미개장이나 실업급여 증액 등이 해소되면서 백신접종이 추가적으로 이뤄지는 올해 9월에는 2022년 초 테이퍼링 개시를 시사하는 윤곽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며 “이에 앞서 7월에는 논의를 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의 조건인 “목표로의 상당한 진전”과는 여전한 거리가 있다고 보고 “앞으로의 진전을 계속 평가하며 (본격 논의에 앞서) 테이퍼링 신호를 질서정연하게, 방법을 가지고, 투명하게 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 이승헌 부총재는 이날 통화금융대책반 회의에서 “이번 FOMC 회의결과는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hawkish)”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이 부총재는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장기금리가 상당 폭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7월에는 금리인상이 소수의견으로 나오고, 이후 8월이나 늦어도 11월 기준금리가 인상돼 올해 안에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연준은 성장률과 물가 상향 조정 등으로 정책 정상화 시계열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8월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테이퍼링을 예고하고 9월 중 계획 발표 후 10∼11월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연준의 테이퍼링 등 통화정책 정상화는 한은 금리인상에도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4분기 인상 후 내년 상·하반기 1회씩 추가 인상했다가 2022년 말에 팬데믹 이전의 기준금리 1.25%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27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한 뒤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금리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의 전개에 달려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저작권자 © 더리브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