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이 넘쳐나는 시대.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 우리는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라는 얘기를 사실인 줄 믿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인터넷이 보급된 후 우리는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거짓은 진실 속에 숨어 사실인 것 마냥 우리의 삶에 뿌리박혀 있죠.

하지만 ‘선풍기 괴담’처럼 거짓은 진실을 영원히 이길 수 없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 유통되는 거짓을 뿌리 뽑는 날까지, 더리브스 ‘팩트체크’는 진실을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사진=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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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쪽방촌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지원사업 규모를 대폭 줄였다는 주장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흘러나왔다.

상반기 보궐선거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이전 1500대로 지원하던 쪽방촌 에어컨 설치사업 규모를 150대로 줄였다는 일부 누리꾼들의 지적이 나왔는데 이 부분이 사실인지 더리브스에서 확인해봤다.

쪽방지역 에어컨 설치 사진. [사진=서울시 제공] 

지난달 14일 서울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8기 출범 후 민생 행보로 쪽방 주민을 위한 에어컨 설치사업 등을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해당 서울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오 시장이 시정 철학으로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 정책에 따라 서울시는 총 150대 설치를 목표로 설치에 나섰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먼저 5개 쪽방 밀집지역 쪽방상담소를 통해 1차 에어컨 설치 수요 조사를 실시해 지난달 11일부터 영등포, 남대문, 창신동 쪽방 건물 25개 동 등에 에어컨을 설치해오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서울시 쪽방촌 에어컨 설치사업 규모가 줄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쪽방촌을 대상으로 하는 에어컨 설치사업은 이번이 처음인 데다 수요가 생각보다도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자활지원과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기존에 1500대를 설치했다고 알려진 부분은 쪽방이 아니라 저소득층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쪽방을 대상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쪽방 주민 수가 2460명 정도 되는데 공간이 좁은 만큼 대부분 1인 가구이고 생각보다 수요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관리하는 쪽방 밀집지역은 지난 5월 말 기준 5개 지역으로 쪽방 282개동 3516실, 거주민 2453명이 생활하고 있다. 거주민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1463명(59.6%), 65세 이상 고령자 962명(39.2%), 장애인 264명(10.8%)(중복 집계) 정도 규모다.

수요가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쪽방이 5층 미만 저층 건물 안에 방을 쪼개서 사용하는 형태이기에 건물주의 승인이 없으면 에어컨 설치를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방이 워낙 작다 보니 방에는 설치를 못하고 복도에 주로 설치를 하는데 조사를 진행했을 때 보니 최종적으로 건물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되다 보니 수요가 많지 않았다”며 “150대 목표인데 실제 동의한 대수는 현재 123대 가량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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