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시 하락세 보이다 반등…바이든 “총력 대응” 의지
- 올 3분기 국내 대출 안정세 흐름 속 새로운 변수
- ‘오미크론’에 커진 불확실성…대출규제 미칠 영향 주목

미국과 유럽 확진자수 추이.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미국과 유럽 확진자수 추이.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코로나바이러스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으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한번 커질 조짐이다. 국내외 증시 시장은 최근 새로운 변수를 선반영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같은 변수가 국내 대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주목된다. 오미크론 여파로 세계경제가 다시 위축돼 금리인상 기조에 제동이 걸리면 대출 규제에 따른 대출 가뭄은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내년에는 더욱 강화된 대출규제가 예고되는 가운데, 오미크론이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오미크론’ 선반영…증권시장 불확실성으로 ‘긴장‘


신종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감염자가 아프리카에서 속출하면서 전 세계는 다시 한번 공포감에 휩싸였다. 이 여파로 지난 26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2% 넘게 내려갔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53% 밀렸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은 2.27%, 나스닥은 2.23% 하락했다. 같은 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100은 3.64%, 독일 산업지수인 DAX는 4.15%, 프랑스 파리의 CAC40 지수는 4.75% 밀려났다.

다만 지난 29일(현지시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전력 대응 의지를 밝히면서 시장은 안도하는 반응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바이러스에 투입해 모든 측면에서 추적하고 있으며 미국인의 안전을 위해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마스크를 쓴다면 봉쇄조치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장은 즉각적인 반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 장보다 236.60pt 상승한 35135.94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60.65pt 올랐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91.18pt 뛰면서 장이 마무리 됐다.

이는 경제 활동에 대해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으로 알린 안젤리크 쿠체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사협회장이 해당 변이의 위험성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시장의 불확실성 우려를 한시적으로 완화한 것으로 보여진다.

국내증시도 한 층 꺾인 추세를 보이다가 반등했다. 앞서 코스피는 장 중 2900선이 무너지는 등 약세를 보였지만, 30일 오전 9시 4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14.73 pt 오른 2924.05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 역시 9.80pt 오른 1002.14을 기록했고 이날 지수는 10.70pt 오른 1003.04에서 출발하며 ‘천스닥’을 회복했다.


국내은행 대출 안정세, 안심하긴 일러 


부문별 부실채권비율.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부문별 부실채권비율.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오미크론이 언급되기도 전, 국내 시장은 다소 대출 안정세를 나타내는 흐름이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9월)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51%를 기록하면서 3월말과 6월말에 이어 다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기업여신 중 대기업 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말 대비 0.03%p 하락했고 중소기업 여신은 0.05%p 줄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작년 9월말에 비해서는 0.2%p 감소해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 말 0.23%였던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도 0.06%p 내려간 0.17%로 나타났고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0.17%에서 0.05% 감소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전분기말 대비 1.6%p 상승한 156.7%를 보였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대출 이후 예상되는 상환 불이행에 대비해 미리 적립금으로 쌓아놓는 금액인데, 적립률은 총 대손충당금 잔액을 부실채권으로 나눈 값이다.

이를 토대로 보면 국내 경제가 비교적 양호한 건전성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이는 정부의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지원책으로 부실채권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아울러 부실채권 비율이 감소한 데에는 대출금 자체가 증가한 영향도 없지 않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부터 6월 말까지 시중 은행들의 기업, 가계 원화대출금은 평균적으로 모두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기업 대출금은 4조1450억원 늘어났고 가계 대출금은 2조3973억원 올랐다. 신한은행은 각각 8조2655억원, 2조1569억원 확대됐다. 


금리 인상 더뎌질 시 대출금리 상승세 제동 걸 수도 


만기 연장이나 상환 유예 지원책 효과를 제외하면, 내년 대출 문제에 따른 기업·가계의 시름은 더욱 높아질 참이었다.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다만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수는 세계경제를 다시 위축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다. 최소한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이 증대될 뿐 아니라, 금리인상에 대한 속도 제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오미크론이 대출금리 상승세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올해 끊이지 않았던 대출금리 상승세는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을 크게 자아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지난 8월말 연 2.62~3.82%에서 30일 기준으로 연 3.43~4.53%로 상단이 0.71%p, 하단이 0.81%p 올랐다. 신한은행도 금리 상단과 하단이 0.67%p씩 올랐으며 우리은행도 2.86~3.06%에서 0.26%p씩 올라 3.12~3.32%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내세운 대출 총량 규제 영향이 컸던 만큼, 정부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지난 29일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무분별하고 대책이 하나도 없는 대출규제 당장 중단해달라'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해 무주택자, 월세 세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실수요자의 대출규제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5~6%로 설정한데 이어 내년에는 4~5%대의 증가율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데다가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극심한 대출 가뭄이 닥쳐올 전망이었다. 이에 오미크론이라는 변수가 이러한 추세를 전환시킬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베스트투자증권 최광혁 연구원은 “시장은 지난 26일 ‘오미크론’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강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WTI가 13% 하락하고, 미국 증시는 2%를 넘어서는 하락세를 보였으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16bp 떨어지면서 리스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정이 단순히 오미크론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아직까지 오미크론에 대한 심각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속적인 조정 가능성과 언택트와 컨택트 등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기도 조금은 이르다는 판단”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엔달러 환율이 1.7% 하락한 것은 안전자산 심리를 반영한다”며 “26일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 요인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포함돼 있는 점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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