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이 넘쳐나는 시대.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 우리는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라는 얘기를 사실인 줄 믿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인터넷이 보급된 후 우리는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거짓은 진실 속에 숨어 사실인 것 마냥 우리의 삶에 뿌리박혀 있죠.

하지만 ‘선풍기 괴담’처럼 거짓은 진실을 영원히 이길 수 없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 유통되는 거짓을 뿌리 뽑는 날까지, 더리브스 ‘팩트체크’는 진실을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사진=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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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활한 장 건강을 위해서 유산균을 먹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어서일까.시중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유산균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살아서 장까지 가는 100억 유산균’이라는 광고를 한 번쯤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시작됐다. ‘정말 유산균은 살아서 장까지 갈까’, ‘장까지 도달하기 전에 죽은 유산균은 몸에 도움이 될까’ 등 물음이 생기면서 관련 내용이 사실인지 살펴봤다.


“살아서 장까지 가는 유산균 10% 남짓”


더리브스가 취재한 제약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유산균을 섭취할 때 체온과 소화액과 같은 요소로 인해 절대적인 수치는 사멸한다. 생균 상태로 섭취를 한다고 하더라도 거의 대부분은 장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균을 기준으로 1억 마리에서 100억 마리까지 유산균 보장균수를 정해, 그 안에서 제품을 만들도록 고시해놨다.

그러나 장에 살아서 도달하는 유산균은 10% 미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살아 있는 유산균들이 장에 도달해 10% 남아있다고 가정해도, 실제로 분변까지 나오는 유산균 수는 1% 미만”이라고 말했다.

즉, 소화 과정을 거치면서 생균이 90%가 사멸한다면 약 10억 마리만 장에 도달하는 셈이다.

이에 장에서도 살아남는 생균의 절대량을 늘리기 위해 식약처 기준을 초과하면서도 개별 인정을 받은 유산균 제품들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생균이 장까지 가게 되면 90% 가까이 사멸하기에, 식약처 기준을 초과하나 개별 인정을 통해 생균 자체를 거의 4500억마리까지 많이 넣은 유산균도 판매된다”고 말했다.


사멸한 유산균도 몸에는 좋다


유산균이 장에 도달할 때까지 상당수 사멸한다면 이 유산균들은 모두 몸에 불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사멸한 유산균도 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섭취한 유산균 중 사멸한 유산균도 몸 안에 있는 유익균의 먹이나 비료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몸에는 유익균과 유해균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데 유익균과 유해균 중 누가 고지를 점령하느냐에 따라 장의 상태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유해균이 유익균보다 많으면 설사나 복통이 있을 수 있고 면역 체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만, 반대로 유익균이 우위에 있으면 장이 편안하고 분변도 잘되며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준다.

업계 관계자는 “생균 100억 마리 중 장에서 10%인 10억 마리가 살아남았다면, 사멸한 90억 마리는 몸 안에 남아 다른 유익균들의 먹이 등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유산균 자체가 유효 성분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처음부터 사균체가 포함된 제품들도 있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사균체보다는 생균이 장에서 실질적으로 유해균들과 싸우며 움직이기에 몸에 더 좋은 역할을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면서도 “사균체도 유익균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기에 해당 성분을 함유했다고 소개하는 포스트바이오틱스, 파라바이오틱스 등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산균 발효음식만 먹어도 괜찮을까


유산균을 따로 건강기능식품 등을 통해 섭취하지 않고, 유산균이 포함된 발효음식만 먹어도 충분히 영양 공급이 될까.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유산균을 따로 섭취하는 것이 보다 유익해 보인다. 김치나 요구르트 등 발효 식품에도 유산균이 다소 함유된 식품들이 있지만, 다양한 유산균을 골고루 섭취하기 위해서는 보조식품을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음식만으로 먹어도 된다는 주장과 음식으로는 부족하니 영양제를 따로 먹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크게 의견이 갈린다.

다만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판매하는 제약업계에서는 “김치 등 음식에 함유된 유산균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을 수 있고, 음식에 들어 있는 유산균의 양을 정확히 모르기에 영양제를 따로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식품안전나라 역시 “본래 식사를 통한 영양섭취가 가장 적절한 방법이므로 가급적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으나, 식사로 섭취하지 못한 영양을 건강기능식품으로 보충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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